`방송·영화 공짜` 중국산 불법 TV패드 철퇴

"콘텐츠 유통 생태계 붕괴"… 한·미 법원, 저작권 침해 인정
국내 1억5000만원 배상 판결… 유사 셋톱박스 제조·유통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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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콘텐츠를 무차별 유통하던 중국산 불법 셋톱박스 'TV패드'가 철퇴를 맞았다. 한국과 미국 법원이 모두 TV패드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 이를 만든 제조사와 유통업체에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이 방송 콘텐츠를 불법 유통하는 국내외 유사 IPTV 셋톱박스 제조·유통사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4일 KBS, MBC, SBS(SBS콘텐츠허브 포함)가 TV패드 국내 유통업체 크레블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저작권침해와 저작권침해 방조행위를 모두 인정, 방송 3사에 총 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3월 대전지방법원이 저작권 침해로 TV패드의 제품 판매 금지 가처분을 내린데 이은 것이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국내 지상파 3사 미주법인이 TV패드 제조·판매·마케팅업체인 중국 CNT(Creat New technology)와 후아양(Huaynag technology)을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저작권과 상표권 침해가 인정된다며 이들 제조사들에 6500만 달러(약 784억3000만원)를, 미국 유통업체에는 140만 달러(약 16억8000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TV패드는 TV와 인터넷만 연결하면 세계 주요 방송사의 실시간 방송은 물론 영화 등 주문형비디오(VOD)를 볼 수 있는 불법 IPTV 셋톱박스 제품이다. 30만~40만원대 셋톱박스 제품만 구입하면 별도 이용료를 내지 않아 콘텐츠를 무제한 공짜로 볼 수 있다. TV패드에 깔려 있는 불법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같은 불법 콘텐츠를 이용하며, 한국 콘텐츠는 '솔리브'(Solive)라는 앱으로 서비스된다.

TV패드는 동남아시아, 중국, 미국 한인사회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300만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에는 남미 등에서도 판매되며, 한류 콘텐츠의 해외시장 진출에 심각한 타격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미국 위성방송사 디시네트워크,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 중국 국제통신공사(CICC), 홍콩 TVB방송사 등도 TV패드 제조·유통사들을 대상으로 저작권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판결로 TV패드를 비롯한 국내외 유사 IPTV 셋톱박스 제조사, 불법 콘텐츠 유통업체 등에 경종을 울릴 전망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TV패드와 비슷한 불법 서비스가 다수 있고, 이에 따른 불법 콘텐츠 유통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TV패드 구매자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TV패드로 불법 콘텐츠를 보는 이용자까지 저작권 침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TV패드 구매자들이 콘텐츠를 받는 동시, 다른 구매자에 재전송하는 새로운 파일 공유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TV패드 구매자 역시 콘텐츠 전송권을 직접 침해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MBC 관계자는 "TV패드라는 유사 IPTV에 대해 한국과 미국 양국 법원이 저작권 침해뿐 아니라 방조 책임, TV패드를 이용하는 행위까지도 저작권 침해로 모두 인정하는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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