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혼인 이주자와 `법적 지위`](http://contents.dt.co.kr/images/201509/20150908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혼인 이주자와 `법적 지위`")
2015년 행정자치부 주민등록통계에 의하면 현재 대한민국 인구는 약 5150만 명인데 남성과 여성이 절반씩이고, 15.5%는 15세 미만 아이들이고 10.88%는 65세 이상 노인이다. 그런데 최근 해외에서 이주해 오는 사람들의 비율이 늘고 있어 주목되는데 10년 전 불과 1%에도 못 미치던 이주민수가 현재 약 2%로 2배나 증가했고, 특히 혼인이주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 현재 0.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혼인이주자의 수를 대략 15만 명 정도로 보면 이들이 포함된 가족구성원의 수는 평균 4인 가족으로 볼 경우 총 6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바로 국내의 다문화가족인 것이다.
국내의 혼인이주정책은 대략 1995년부터 국내 미혼남에 대한 구제방안으로 실시되기 시작하였는데 초기에는 중국여성과 국내 미혼남의 혼인이 중심이었다가 2000년대에 들어와 동남아국가 여성과 국내 미혼남의 혼인이 증가했다. 그런데 혼인이주여성의 급격한 증가는 국제결혼업체의 인신매매성향을 가진 혼인행태, 혼인 중개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혼인후 가정폭력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켰는데, 특히 국제결혼 후 외국인 여성배우자에 대한 폭력은 매우 심각하고 이는 결국 혼인의 해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또 시급한 상황이다.
혼인이주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함으로써 이들을 중심으로 한 다문화가족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므로 정부는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법령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데,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다문화가족지원법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혼인이주자의 법적 지위에 관한 핵심법률은 바로 다문화가족지원법이다. 2008년 3월 제정된 이 법은 혼인이주자와 자녀로 구성되는 다문화가족이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해 사회부적응, 가족구성원간 갈등, 자녀교육의 어려움 등을 겪음에 따라, 이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제도를 마련하려는 것이었으며, 주요내용은 평등한 가족관계 유지, 가정폭력피해자 보호·지원, 다국어 서비스 제공,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지정 등이었다.
이 법은 그 후 몇 차례 보완되었는데 2011년 개정법은 다문화가족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 실질적 지원이 어렵고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정책이 각 부처 간 중복되거나 미비한 것을 해소하기 위해 다문화가족의 범위 확대, 다문화가족 지원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 설치, 다문화가족에 대한 교육실시, 결혼이민자 등에 대한 한국어교육 지원 등을 보완했고, 2012년 개정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설치·운영 근거를 규정하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두는 전문인력의 자질과 능력 향상을 위하여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며, 여성가족부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혼인이주자의 외국인등록정보 및 귀화허가 신청정보를 법무부장관에게 요청할 수 있고, 법무부장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요청에 따라야 하는 것 등을 주요내용으로 했다.
2013년 3월 개정법은 혼인이주자의 모국어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두어 모국어 교육 지원사업을 활성화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 및 편견을 예방하고 사회구성원이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다문화 이해교육을 실시하도록 했고, 동년 8월 개정법은 혼인이주자나 다문화가족의 생활적응과 초기정착을 돕기 위해 다국어 상담과 통역이 가능한 다문화가족 종합정보 전화센터를 설치하고, 이혼 등으로 해체된 다문화가족 자녀의 인권을 보호하고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이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은 보완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족지원법은 여전히 몇 가지 개선이 요망되는바, 예컨대 혼인이주자나 입양이 아닌 경우에도 가족구성원이 외국인인 경우가 있으므로 다문화가족지원법의 적용범위를 확대, 조정할 필요가 있고, 아울러 다문화가족의 범위가 분명하지 않으므로 이에 관한 정의규정을 둘 필요가 있으며, 다문화가족지원법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업무가 중복되거나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족은 앞으로도 지속적 증가가 예상되므로 관련법을 계속 보완하고, 나아가 혼인이주자에 대한 국민의 편견을 개혁하여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동사회의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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