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스트리밍, 음악=공짜 인식 확산 초래
유료 이용 감소→창작자 수익 하락 '악순환'
유료 이용 감소→창작자 수익 하락 '악순환'
삼성전자가 제공하고 있는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뮤직'이 자본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경우, 벤처 시장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국내 콘텐츠시장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무료 음악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내놓고, 지난해 밀크뮤직 등장과 함께 '음악=무료'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이 같은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밀크뮤직과 같은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두 종류의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우선 음악은 무료라는 인식이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체가 내놓는 프리미엄 수익모델은(월 과금형) 결국 소수 유료 회원에 기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 무료라는 인식 때문에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가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 시장성에만 의존하다 보니 창작자에 돌아가는 수익이 예전보다 더 떨어질 수 있고, 이는 결국 창작자 의지를 꺾어 콘텐츠 시장 생태계까지 흐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장 진입부터 서비스를 '무료'로 내세운 밀크뮤직은 다른 후발주자 등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봤다. 밀크뮤직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충분한 자금이 지원되고 있지만, 지원이 부족한 벤처기업은 시장 진입을 아예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진흥원은 보고서에서 "시장진입 초기 단계에서부터 벤처기업 등장이 좌절된다면 궁극적으론 (음악시장) 생태계 자체에도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새로운 벤처 창업을 막는다는 것은 결국 창조경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밀크뮤직의 결합서비스(삼성 휴대전화+밀크뮤직)의 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우선 삼성전자가 내부 보조를 통해 음원을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저가의 (음원) 가격을 설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밀크뮤직을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만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를 내려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인 공정위에 맡긴다고 공을 넘겼다.
또 결합서비스와 관련해선 삼성전자가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60%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독점 사업자 기준인 70%에 미달하지만,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고 간주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 분석했다.
이밖에 보고서는 밀크뮤직뿐 아니라 음원 무료 제공이나 과도한 할인으로 창작자의 권리가 박탈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관리와 감독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콘텐츠진흥원이 의뢰하고 문화경제학회가 연구를 수행했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밀크뮤직처럼 대기업이나 대자본이 '무료'를 앞세워 음악산업에 진입하면 궁극적으로 산업자체가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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