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개정 SW산업진흥법`, 재검토 시급하다

SW 생태계 분석결과 보니 중기 생산성 크게 낮아져
당초 육성 취지의미 퇴색 투자 재원 등 구조적 문제
쉽게 해결되지 않아 개정법 재검토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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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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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개정 SW산업진흥법`, 재검토 시급하다
이호근 한국경영정보학회 회장


정부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지난 2013년 1월부터 공공정보화 사업에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해 왔다. 한국경영정보학회가 지난 8월 5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개정이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생태계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프트웨어산업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생산성(productivity)', 하도급 구조나 전문인력확보 등과 같은 '강건성(robustness)', 그리고 신기술 개발이나 해외진출 등과 같은 '기회창조성(niche creation)'이 증가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이 3가지 요소가 법 개정 이후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생산성'분석 결과, 법 개정 이후 공공정보화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의 생산성이 크게 낮아져, 당초 중소 소프트웨어업체 육성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생태계의 '강건성'분야도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간의 하도급 구조가 법개정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프리랜서의 증가와 같은 인력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회창조성'측면에서도 공공정보화 부문의 신기술 도입이나 혁신 등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이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인위적인 규제보다는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대안이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 개정된 지 아직 3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그 영향을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좀 더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공공정보화 사업에서 대기업을 대신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프로젝트 경험 등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투자재원이나 캡티브 마켓(계열사 정보화 시장) 의 부족, 전문인력 미비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은 몇 년 더 기다린다고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는 한번 무너지면 복원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경우에 따라서는 회복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최근에 내수시장과 선진국의 아웃소싱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과 인도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동남 아시아 소프트웨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데, 앞으로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들 국가에서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국내의 대학에서는 소프트웨어 전공자의 수가 점점 줄어 들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인력이 가장 중요한 자원인 소프트웨어산업에서 잠재인력의 감소는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우리에게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의 개정이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보다 장기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몇 년을 더 기다릴 만큼의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한국경영정보학회의 연구결과는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의 실효성을 방대하고도 객관적인 데이터로 검증한 것이다. 정부정책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이 아니라 오히려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개정법의 재검토를 통해 신속하게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응하는 길이다.

이호근 한국경영정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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