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금융 광고명함 무차별 살포… 수십%~수백% 고금리
영등포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A씨 상점 문앞에는 매일 돈을 싸게 빌려준다는 일수광고명함이 놓여 있다. 갑자기 돈이 필요해 은행에 가려던 A씨는 광고명함이 생각나 일수대출 업체로 전화를 했다. 인수대출 업체는 친절하게 돈을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매일 갚아야 하는 돈과 이자를 계산해보니 연 40%에 달하는 고금리였다.#구로구에 사는 대학생 B씨는 식당 골목을 지나다가 우연히 대학생에게도 돈을 빌려준다는 일수광고명함을 주웠다. 어느 날 돈이 필요해진 B씨는 광고명함이 생각나 일수업체에 전화를 해 돈을 빌렸다. 하지만 이후 30%가 넘는 고금리 이자와 원금을 매일 갚아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최근 금융당국이 서민들을 위협하는 불법사금융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서민경제의 현장에서는 불법사금융의 유혹이 계속되고 있다.
18일 금융권과 지자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영등포, 을지로, 구로 디지털단지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불법사금융 광고전단이 무차별적으로 뿌려지고 있다.
한 을지로 상점 주인은 "정부에서 단속을 한다고 하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의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일수광고 전단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등포 식당 직원도 "영등포 시장 번화가 거리를 보면 매일 수 천 장의 대출광고지들이 뒹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광고들은 대학생, 주부, 직장인, 신용불량자 누구나 대출이 가능하며 싼 이자를 준다고 현혹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연락을 하면 수십%에서 수백%의 고금리를 요구하는 불법업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는 고금리 일수로 매일 돈을 갚으라고 압박하는 사례도 있다.
금융당국이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해 시민감시단을 200명으로 확대하고 불법업체에 대한 암행감찰을 실시하는 등 신고접수와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불법사금융의 유혹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불법광고지 제작 단가가 낮아 불법대출 광고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출광고 제작업자는 "앞뒤가 모두 칼라인 고급 일수광고명함을 10만원에 4만5000장 제작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자는 "품질이 낮은 일수대출명함의 경우는 30만장에 30만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불법대출업체들이 월 수 십 만장씩 불법대출명함을 제작해 뿌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대출 업체들이 여러 곳이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전국에 매일 수 십 만장, 매월 수 백 만장의 불법대출광고지가 뿌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지자체들의 보다 지속적인 현장 점검과 단속,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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