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고재호 고문 등 부실 책임 사퇴… 경영회복 부담속 감축 칼바람 위협
17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고재호 고문이 대표이사 재임 중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고문직을 자진 사퇴했다. 고재호 고문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현직 임원 및 고문 13명의 사퇴 소식이 이날 전해졌다. 일각에선 고재호 고문이 대표 재임 중 분식회계를 통해 부실을 은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회사 측에서 고 고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 실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판단이나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 조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본사 기준 대우조선해양 임원 총수는 55인이었으나 정성립 사장 취임 당시 7명이 자리를 내놨다. 이날 사퇴 소식을 전한 13인 중 본사 임원 4명이 포함돼있는 만큼 임원 총수는 44명으로 줄었다. 후속 인사 조치를 통해 자회사 대표로 2인의 임원이 추가 이동할 예정에 있어 임원 총수는 42명으로 줄어든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임원 수 감축은 이를 통해 일단락된 것으로 봐도 된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구조조정 돌입을 앞둔 삼성중공업 임원들도 좌불안석이다. 이 회사의 임원 수는 110명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약 1만4000명)과 대우조선해양(약 1만3500명)의 전체 인력 규모가 큰 차이가 없는데 임원 수는 삼성중공업이 두 배가량 많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후 임원 수 감축, 비핵심자산 매각, 조직개편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비핵심자산 매각과 조직개편을 통한 고직급자 감축을 통해 단기에 경영지표 회복을 도모하기 어려운 만큼 임원 감축 '칼바람'이 매서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박대영 사장 주재로 거제조선소에서 임원 워크숍을 개최, 위기 타개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고 "일반 직원 감축은 없다"는 입장을 정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부실을 선반영하고 임원 수를 30% 감축한 현대중공업 임원진들도 편치 않다. 최근 최길선 현대중공업 총괄회장과 권오갑 사장 등 현대중공업 임원 15인은 회사 주식 9671주를 장내매수 하며 주가 부양과 책임 경영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중공업 임원진 전원은 지난 15일 경주 남산 등반대회를 진행, 실적개선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쟁사와 달리 부실을 선반영했다곤 하나 2년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또 한 차례 '칼바람'이 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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