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보안업체 ‘한글’무단사용하고도 이런 핑계를

한컴, 지재권 침해 손배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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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가 개발한 문서프로그램 '한글'을 일부 보안업체가 정식 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무단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단 사용 중인 곳은 대부분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유명 외국업체들로, 지적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디지털타임스 취재에 따르면, 외국계 보안업체 대다수가 한글 문서프로그램을 자사 제품에서 무단 사용 중이다. 조사결과 한컴과 한글 프로그램 이용에 관한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보안 장비에 한글을 활용한 기업은 안랩, 윈스 등 토종 보안업체 몇 곳 뿐이었고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외국 보안업체들은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한글 기능을 활용한 보안장비를 판매하고 있었다.

한컴은 개인사용자에 한해 한글 문서의 '읽기'가 가능한 '한글 뷰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주요 보안업체들은 이 뷰어를 자사 보안장비에 활용해 한글파일(HWP)에 숨어있는 악성코드를 찾는 데 활용하고 있다. 개인 이용자가 아닌, 기업에서 뷰어를 이용하려면 라이선스(사용권) 계약을 체결한 후 사용해야 한다. 특히 보안업체들은 악성코드 분석용이라고는 하나, 한글 뷰어의 기능을 자사 제품에 탑재해 보안성을 강화하는 용도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영리목적'으로 분류된다.

법조계는 이를 명백한 지적재산권 침해행위로 판단한다. 특허 및 지적재산권 관련 전문 법조인은 "지적재산권은 어떤 명분에서도 보호받아야 하는 개발자, 창작자의 고유 권리"라면서 "특히 무단 사용을 넘어 영리목적으로 소프트웨어를 불법 활용했다면 막대한 손해배상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글 뷰어만을 이용한 악성코드 분석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보안 결함을 지니고 있다.

▶본지 7월2일자 10면 참조

보안 장비에는 이른바 '샌드박스'라는 가상 공간에서 한글문서를 열어 악성코드나 백도어가 있는지 사전 검사를 하는 기능이 있는데, 최근 해커들은 샌드박스나 뷰어를 우회해 본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악성 기능이 작동하는 고도의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뷰어만 사용해서는 제대로 된 사이버 방어조차 되지 않는 셈이다.

한컴도 최근 이러한 문제를 인지해 몇몇 외국계 보안업체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별도 법무법인을 선임, 한글 오피스 프로그램의 불법적 활용에 대한 사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컴은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의 경우 저작권 관련 침해 사실을 매우 민감하게 생각한다. 한국지사가 이를 위배해 법정 소송이 벌어진다면 본사차원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한컴에 대한 저작권, 지적재산권 침해가 매우 빈번했는데, 이번 분쟁을 계기로 국내 소프트웨어에 대한 보다 엄격한 보호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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