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액티브X 인터넷 전문은행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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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액티브X 인터넷 전문은행 만들 것인가
강진규 금융증권부 기자



강진규 금융증권부 기자



인터넷과 모바일로 모든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연내 등장한다. 금융당국은 9월 예비인가 신청을 받아 연내 1~2곳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시범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여러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과 IT업체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IT기업과 협력해 참여를 타진하고 있고 또 일부는 자체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에 최첨단 금융서비스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최근 씁쓸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7월 29일 윈도10이 출시된 후 많은 금융회사들이 윈도10 설치를 미루거나 또는 구형 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 11을 이용하라고 공지하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IBK기업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등이 이같은 공지를 했다. 비단 은행들 뿐 아니라 증권사와 2금융권도 고객들에게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계좌이동제 실시를 위해 금융결제원이 서비스하는 자동이체통합관리서비스도 윈도10에서 IE 11을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도 7월 31일 공지를 통해 윈도10 환경에서 홈페이지가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을 하고 있다며 업그레이드를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

소동의 원인은 윈도10에 기본 탑재된 엣지 브라우저가 웹표준을 준수하도록 개발돼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액티브X는 보안프로그램 등을 설치하는 기술인데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물론 금융당국도 액티브X 대체 기술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금융회사들은 아직도 액티브X로 인터넷 뱅킹 시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하면서 최신 윈도10 또는 엣지 브라우저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촌극의 주인공들 중에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하겠다고 의중을 밝힌 곳도 있다. 기존 서비스의 액티브X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은행, 증권사들이 어떻게 인터넷 전문은행을 만들고 그런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지 의문이다. 행여나 액티브X로 구현된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까지 하게 된다. 또 이처럼 IT변화에 대응이 느린 금융권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잘 운영할지도 우려된다. 관행을 고치지 않으면 인터넷 전문은행의 주도권은 IT기업들이 가져갈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새로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논의하기에 앞서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액티브X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고 생각된다. 벨기에 극작자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쓴 동화 파랑새를 보면 주인공 틸틸과 미틸 남매는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파랑새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결국 파랑새는 남매의 집에 있었다. 금융회사들은 숲으로 강으로 나아가기 전에 집 안의 파랑새부터 잘 돌봐야 고객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k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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