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자마진 감소하는데 '비판여론·고객이탈 우려'에 눈치만
계좌이동제 시행 등 경쟁도 한몫
계좌이동제 시행 등 경쟁도 한몫
은행권이 수수료 조정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저금리 상황으로 수수료 이익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자율적인 결정을 강조했지만 계좌이동제 시행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뜻 수수료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금리 상황으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낮아지면서 비이자이익의 중요성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년대비 6.1% 감소한 790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저금리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의 NIM은 지난해 2분기 1.77%에서 올해 2분기 1.50%로 줄어들었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이자부문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조173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535억원으로 줄었다.
KB국민은행도 NIM 하락과 이자이익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NIM은 2분기에 1.61%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조450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3613억원으로 3.6% 감소했다. NH농협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도 올해 상반기 NIM이 모두 하락해 이자수익 보존에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이자수익이 신통치 않으면서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도 수년 전 부터 지속적으로 수수료 인상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2013년 7월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인상을 시사했지만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흐지부지됐다. 올해 6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개최한 금융지주회사 전략담당 임원 간담회에서도 수수료 조정 문제가 거론됐다. 당시 임 위원장은 "각종 금리나 수수료는 시장 자율에 따라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의 발언은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후 은행들은 눈치만 살필 뿐 수수료 인상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한 은행만 수수료를 올렸다가 비판을 받거나 경쟁 은행에 고객을 뺏길 수 있다"며 "그렇다고 은행들이 한꺼번에 수수료를 올릴 경우 담합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금융권은 리딩뱅크와 계좌이동제 등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수익성 1위의 리딩뱅크 사수하려는 입장이고 KB국민은행은 리딩뱅크 위상회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하나금융지주는 통합 하나-외환은행으로 1등 은행 자리를 노리고 있다. 또 10월부터 시작되는 계좌이동제도 은행들에게 부담이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은 계좌이동제를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고 오히려 수수료 면제 혜택을 늘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인상했다가는 경쟁 은행들에게 기회만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이체나 자동화기기 사용 수수료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이 우선 특수한 서비스 수수료를 현실화하고 범용 서비스 수수료는 상황을 보며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금리 상황으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낮아지면서 비이자이익의 중요성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년대비 6.1% 감소한 790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저금리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의 NIM은 지난해 2분기 1.77%에서 올해 2분기 1.50%로 줄어들었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이자부문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조173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535억원으로 줄었다.
KB국민은행도 NIM 하락과 이자이익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NIM은 2분기에 1.61%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조450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3613억원으로 3.6% 감소했다. NH농협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도 올해 상반기 NIM이 모두 하락해 이자수익 보존에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이자수익이 신통치 않으면서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도 수년 전 부터 지속적으로 수수료 인상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2013년 7월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인상을 시사했지만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흐지부지됐다. 올해 6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개최한 금융지주회사 전략담당 임원 간담회에서도 수수료 조정 문제가 거론됐다. 당시 임 위원장은 "각종 금리나 수수료는 시장 자율에 따라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의 발언은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후 은행들은 눈치만 살필 뿐 수수료 인상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한 은행만 수수료를 올렸다가 비판을 받거나 경쟁 은행에 고객을 뺏길 수 있다"며 "그렇다고 은행들이 한꺼번에 수수료를 올릴 경우 담합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금융권은 리딩뱅크와 계좌이동제 등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수익성 1위의 리딩뱅크 사수하려는 입장이고 KB국민은행은 리딩뱅크 위상회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하나금융지주는 통합 하나-외환은행으로 1등 은행 자리를 노리고 있다. 또 10월부터 시작되는 계좌이동제도 은행들에게 부담이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은 계좌이동제를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고 오히려 수수료 면제 혜택을 늘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인상했다가는 경쟁 은행들에게 기회만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이체나 자동화기기 사용 수수료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이 우선 특수한 서비스 수수료를 현실화하고 범용 서비스 수수료는 상황을 보며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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