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통폐합 인력 재배치… 계열사 정리 사전정지 작업
자산매각 등 더뎌 혁신 한계 지적도
자산매각 등 더뎌 혁신 한계 지적도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이 '혁신 2.0'을 천명한 후 인적쇄신, 조직 축소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부실 계열사 정리 등 구조조정 본연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안에선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 한계 또한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29일 본사 및 제철소 스탭 부서를 중심으로 총 88개의 조직을 축소하고 관련 인력들을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원료실 내 원료전략그룹과 스테인리스원료개발프로젝트 등 그동안 외형 성장을 추구하면서 늘어난 조직들이 폐지됐다. 본사와 제철소간 중복 부서, 원가절감을 위한 통폐합이 이뤄지며 이 같은 축소가 이뤄진 것이다. 조직 개편에는 철강 본원 경쟁력과 직결된 제철소 조업부서와 R&D(연구개발) 조직을 제외한 전 부서가 포함됐다.
최근 권오준 회장은 내년까지 계열사 감축, 투자 실명제 확대, 경쟁입찰 확립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혁신 2.0'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무분별한 외형 확장으로 초래된 부실을 묵과할 경우 철강 본연의 경쟁력 훼손은 물론 그룹 전체가 위험해진다"며 고강도 구조조정 추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본사 및 계열사 임원 중 성과가 부족한 이들은 '자진사퇴'의 형태로 회사를 떠났다. 이는 정준양 전 회장 체제에서 이뤄진 외연 확장의 결과물에 대한 재검토와 축소는 물론 인적 청산에도 나선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발표한 조직 축소 개편은 계열사 축소 등 전체 그룹 차원의 감축을 앞둔 내부 단속 및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매각한 후 자산 매각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력한 '매물'로 꼽혔던 미얀마 가스전 매각도 대우인터내셔널 '항명 파동'으로 물 건너갔다. 포스코 서울 사무소 매각 등 루머가 돌았던 것도 미얀마 가스전 매각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포스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내놓을 '카드' 자체가 여의치 않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정리대상 '1순위'로 꼽히는 포스코플랜텍 등 그룹 내 계열사의 정리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쉽사리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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