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의 사업화 세밀한 `연결고리` 만들어야"

연구단-기업 역할 나누기보다 밀접하게 협력하도록 지원해야
부처간 공조 통해 사업화 가능 과제 연구단에 집중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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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의 사업화 세밀한 `연결고리` 만들어야"
지난 20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미래창조과학부와 디지털타임스 공동 주최로 열린 '글로벌프론티어 성과와 향후 과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글로벌프런티어 사업 발전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좌담회-'글로벌프론티어, 성과와 향후 과제'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문화콘텐츠기술(CT)·환경공학기술(ET) 등 5대 미래전략 분야의 '세계 1등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지난 2010년 시작된 '글로벌프론티어' 사업이 5년이 지나 후반전에 돌입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미국 등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 R&D 역량을 집중한 90년대 'G7', 2000년대 '21세기프론티어' 등 국가 대형 연구개발(R&D) 사업 체제를 계승한 글로벌프론티어는 선진국 추격형으로 이뤄졌던 기존 유사 사업들과 달리 세계적인 기술 선도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목적을 둔 것이 차별점이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연구자가 연구단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정부는 연구단별로 연 100억∼150억원을 총 9년에 걸쳐 지원한다. 그동안 정부가 기초부터 상용화까지 연구를 한 후 기업에 이전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구단이 기초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은 기술을 활용한 시장 전략을 찾는 '병렬적 협력 구조'를 도입한 것도 과거 사업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지난 20일 '글로벌프론티어, 성과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성과가 구체화되는 사업 후반기에 성과를 사업화로 잇는 세부적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는 기초원천기술 확보는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연구단과 기업의 역할을 분리하기보다는 연구과정부터 밀접한 협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원천기술의 사업화 세밀한 `연결고리` 만들어야"

"원천기술의 사업화 세밀한 `연결고리` 만들어야"


▶이석희=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선정과제를 보면 매우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다. 기업체에서 관심은 많지만 회사 자원을 투입해 이런 초기단계 연구를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정부가 거대 연구단을 만들어 국내외 연구진들이 모여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은 의미가 크다. 특히 과거 G7 등 사업을 통해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정부 주도로 집중 개발해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이뿐만 아니라 연구단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사회에 나와 실제 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됐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역시 앞으로 기술 발전을 이끌 연구진을 준비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은 협업할 생각이다.

▶백일섭= 국가 대형 R&D 사업인 G7과 21세기프론티어와 차별되는 글로벌프론티어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성공적으로 구분된 점이다. G7은 처음부터 목적이 상용화 제품 개발을 위해 해외 선진 기술을 흡수하는 추격형 모델로, 한국형 KTX, CDMA 상용화 등 기업과 공공이 하나가 돼 연구를 했다. 하지만 이제 기업의 연구역량이 크게 높아져 필요한 상용화 연구를 대부분 할 수 있게 됐고, 정부는 기초원천 연구에 집중할 때가 됐다. 이런 점을 반영해 글로벌프론티어 사업이 기획됐다.

▶장석환= 개발을 했으면 수익도 내야 하는데,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이냐가 과제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민간 펀드의 매칭을 잘해 처음부터 함께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술 개발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원천기술을 사업화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처음부터 투자자와 같이 가지 않으면 막상 R&D 끝 단계에 가서는 투자받기가 쉽지 않다. 프로젝트 성격들이 아직 사업화로 가기에는 초기단계지만 같이 협력하면 적절한 시기가 왔을 때 투자가 이뤄지고 R&D 노력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데 유리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아이디어브릿지도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초기단계부터 연구개발 성과에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하면서 성과를 공유하는 협업체계를 갖춰 나가겠다.

▶서상희= 글로벌프론티어에 앞서 진행된 21세기프론티어 사업은 사업화에 집중해 실제 사업 매출로 이어졌다. 글로벌프론티어 사업의 경우 사업화를 기업과 직·간접 네트워크를 통해 지원하는 철학인데, 사업화가 이뤄지려면 기업과 연구팀이 굉장히 밀접해야 할 것이다. 연구에는 대학이 많이 참여하는데, 교수들이 좋은 논문을 많이 쓰지만 10년이 가도 기술이전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기술이전과 사업화, 상품화까지 기업이 할 일이 매우 많다. 궁극적으로 사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원천기술 개발도 의미 없다고 봤을 때 이런 점을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최석준= 글로벌프론티어는 정부가 R&D를 통해 장기 전략적 측면에서 정책적 기능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며, 연구자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큰 사업이기도 하다. 그동안 G7, 21세기프론티어를 거치며 시스템이 발전해 왔다.

하지만 21세기프론티어 사업이 마무리되고, 후속 사업인 글로벌프론티어를 기획하면서 부처 간 역할 분리와 정부·기업간 역할 분담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업의 초점이 기초원천기술 개발로 잡히다 보니 기업과의 자연스러운 연계가 부족한 점이 있다. 처음부터 사업화를 고려하지 않고 기획하다 보니 21세기프론티어보다 사업이나 기업 연계성이 떨어진다. 기초원천에 가까운 프로젝트는 후속 연계 사업을 준비하고, 사업화가 가능한 프로젝트는 기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초기 기획을 수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장기 프로젝트의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데, 사회가 계속 빠르게 변한다는 점이다. 사업을 기획할 때만 해도 글로벌 경제위기로 민간기업의 참여 의지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기업들도 참여할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또 기획 당시에는 지방 R&D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 부분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배유한= 평가단의 의견이 연구단마다 1년에 100억원을 지원하다 보니 이를 맞추기 위해 과제가 상당히 흩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3단계부터는 연구단마다 1년에 100억원을 지원하기보다 향후 연구개발 계획에 따라 합리적으로 예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남은 기간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뭔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미국의 연구비가 최근 매우 많이 줄었다. 연구비를 투입하면 세계에서 수준 높은 연구자들이 모이는데, 연구비가 줄다 보니 중국이 풍부한 R&D 자금으로 인력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래도 미국과 유럽, 일본은 수세기 동안 투자해온 노하우가 쌓여 있다. 우리나라 과학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따라가기만 해서는 한계가 있고, 시스템의 문제를 파악해 전혀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G7의 목적은 수입 대체, 21세기프론티어는 '따라잡기'였다면 이제는 '가로지르기'를 해야 한다.

▶서상희=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기술을 개발해도 사업화를 하려면 공정 개발, 대량 생산 등 기업이 밀착해서 같이 할 일이 많다. 글로벌 프론티어의 목표가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있더라도 어느 단계에서는 기업이 참여해야 할 것이다.

▶최만수= 미래부에서도 3단계에서는 기업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핵심 원천기술이 최종 목표이기는 하지만 종국에 사업화가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 연구단의 경우 '기술이전 페어'를 열어 그동안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공개하고 관심 있는 기업을 찾아 공동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핵심 원천기술이 기업 입장에서는 너무 초기단계일 수 있다. 기업에 정부 연구비를 주면서라도 같이 개발에 참여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추격형이 아니라 가로질러 새로운 것을 하려면 기업도 연구진과 기술을 믿고 리스크 테이킹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기업은 가까운 기술만 연구해온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나서 기업이 참여하기 쉽게 만들어줘서 연구자들과 4∼5년을 같이 핵심 기술을 개발해야 큰 기술이 사업화될 수 있을 것이다. 공정이나 대량 생산, 안정화 기술 등은 여러 기업과의 공동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안경애= 글로벌프론티어 사업은 기획단계에서 기업이 참여하지 않고, 중간에 계획된 사업단을 다 선정하지 못하고 규모가 줄어 정부 전체적으로 중요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조명이 덜 됐다고 생각한다. 또 성과 활용에 있어 범정부 차원의 전략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 투자 규모만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미래부의 간판 사업이고, 기업에서도 활용가치가 있고 연구현장에서도 의미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어떻게 잘 활용해 현재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주력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것인가 틀을 고민해야 한다.

▶최만수= 부처끼리 공조를 해서 사업화할 수 있는 과제를 연구단에 집중시켜 줬으면 좋겠다. 특히 연구단장은 연구는 할 수 있고 기술에 대한 권한은 갖고 있지만 기업과 다른 과제는 못하게 돼 있는데 완화할 필요가 있다. 권한이 가장 많은 단장이 과제를 진행해야 기업과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이석희= 4∼5년 이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을 때 기업이 R&D를 시작하기 꺼리는 것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회사가 가야 할 비전과 일치하고, 기술이 완전하진 않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한다면 내부 자원을 많이 투입한다. 시작을 안 했을 때 리스크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 기술을 취득해 그 분야를 선도하면 나중에 그 분야의 진입하는 리스크가 엄청나다. 당장 협업을 통해 공동개발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라이선싱 등 다양한 협력 방법이 있다.

▶안경애= 연구현장에서 원천기술을 완성한 후 기업에 주면 바로 사업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결과가 효과적으로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최적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미래부 내 대형 프로젝트로 머물 게 아니라 다른 부처와 연계해 시장 환경과 규제 완화 등의 공조를 통한 범부처 전략을 세워야 한다. 사업단 별로 테크페어, 기업 연계 등을 분산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중앙 집중적인 사업화 전략과 시스템도 필요하다. 시장에 강력한 기술이 탄생하려면 처음부터 강한 지적재산권 패키지를 만들어야 하는 데, 이를 위해선 처음부터 기업과 같이 대화하고 기술사업화 전문가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

▶백일섭= 예전 G7 때는 기업 연구비가 워낙 작았지만 지금은 기업도 사업화 연구를 할 여력이 있다. 기업에 여력이 있는데 상용화 R&D를 정부가 계속 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기업도 리스크 테이킹을 하면서 R&D를 통한 이윤 창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정부는 기초원천에 더 집중하고 시장 실패를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

▶최석준= 세계적 흐름을 보면 유럽은 최근 산업별 대표 기업과 정부가 전 분야 민관협력 프로젝트를 10년 단위로 다시 시작했고, 미국도 제약, IT 등에서 민관협력 R&D를 시도하고 있다. 역할 분담은 필요하지만 애매한 부분에 있어서는 민관이 협력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가 시드머니를 넣고 기업도 같이 들어와 함께 리스크를 분산해야 많은 연구성과가 시장에 진입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일부 사업단을 조기 졸업시키고 남은 예산을 기업이 개발된 기술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최만수= 기업 참여는 원천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측면에서 미래부의 역할과 어긋나지 않는다고 본다. 대량생산 공정 기술 등 사업화 기술도 원천기술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사업의 목적에 충분히 맞다고 본다. 같이 고민하다 보면 좋은 기술이 나오는 것이지 기업과 연구자가 완전히 분리되면 쉽지 않다. 기업이 어떠한 형태로든 참여해야지 궁극적으로 원천기술의 완성도를 높여 사업화를 할 수 있다. 기업체 참여가 어려우면 직접 벤처기업을 만들어 투자를 받는 것도 규제가 완화된다면 해볼 만하다.

▶백일섭= 당초 기획된 목표를 붙잡고 안 놓는 상황이라거나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에 무심한 것은 아니다. 기초원천기술 개발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창조경제를 잘하고 정부가 불필요한 예산을 쓰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효율성 측면에서 정부가 민간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돈을 쓰는 것을 지양하려는 것이다. 기업이 할 수 없지만 돈이 되는 기술, 상당 기간 다른 기업이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이 원천기술이다. 기업이 실제 사업화를 하는데 있어서도 원천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구단마다 기업과 성과를 공유하고 기술을 이전하거나 연구소 기업에 출자하는 등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차원 스마트IT 융합시스템연구단(단장 경종민)의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의 선두주자인 듀얼어퍼쳐사와 조인트벤처 듀얼어퍼쳐인터내셔널을 설립해 벨류인베스트코리아로부터 6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고,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단장 김성훈)은 암질환 항체 개발을 위한 물질을 정액기술료 2억2000만원, 경상기술료 순이익의 1%로 앱클론에 이전한 바 있다.

내년에 3단계 사업에 들어가는 연구단 중 기업과 연계를 많이 하는 연구단은 연구비를 더 많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다.

정리=남도영기자 namdo0@
사진=김민수기자 ult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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