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장애인과 `디지털 접근성`](http://contents.dt.co.kr/images/201507/20150721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장애인과 `디지털 접근성`")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여 인터넷과 전자출판으로 콘텐츠가 유통되는 편리한 세상이 되었는데, 장애인들은 정보접근 장벽, 콘텐츠 부족, 개인정보 유출 등 애로사항이 가중되고 있다. 그나마 일부 장애인들은 PC와 스마트기기를 통해 디지털 정보를 이용하지만, 시각 장애인들은 접근성이라는 근본적 한계로 고충을 겪고 있다. 장애인용 전자점자책 등 대체자료로 제작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되고 사용방법 숙지문제로 효과성이 떨어지는 현실이다.
사람은 오감을 통해 정보를 얻고 상황을 판단하며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시각이 70% 이상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국내 등록 장애인 수는 2014년 말 기준 약 249만4000명이고 이 중에 시각 장애인은 25만3000명이며, 책을 보는데 어려움을 겪는 노인을 포함하면 독서 장애인도 수백만명에 달한다. 일상생활에서 시각이 이렇게 중요하지만 많은 시각 장애인과 독서 장애인이 스마트 시대에서 정보유통의 사각지대에 놓여 질 수가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접근성 기술을 개발하고 엄격한 법제도하에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3년 4월부터 모든 법인의 웹 접근성 준수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아직은 요원하다. 국내 100만개가 넘는 도메인중에 품질인증을 획득한 사이트는 현재 1800여개에 불과하여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많은 실정이다.
한편,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장애인 보조기구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시각 장애인용으로 화면낭독기, 독서확대기, 점자정보단말기, 데이지플레이어, 문서인식기, 입력보조장치 등을 제공하여 장애인들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원사업의 분류와 명칭이 혼재하고,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기초통계도 부족한 편이며, 보조기구의 성능과 기능도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 따라서 무엇보다 장애인 눈높이를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며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구의 분류와 명칭을 정립해야 한다. 공공기관별로 목적에 맞게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분류체계가 상이하고 서로 다른 명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현황관리가 혼란스럽다. 장애인 보조용품을 국립재활원은 장애인보조기구,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정보통신보조기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보조공학기기라 부르며, 시각정보를 확대할 수 있는 똑같은 제품을 각각 '영상확대비디오', '독서확대기', '확대독서기'라고 다르게 호칭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장애인 보조기구 분류를 체계화하고 명칭도 일원화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장애인 실태와 서비스 현황조사를 확대해야 한다. 장애인 지원사업은 비교적 적시에 제공되고 있지만, 장애인 관련 세부통계 항목은 다소 미흡하다. 등록 장애인 현황뿐 아니라 고령화 사회의 독서 장애인 등도 조사하고 보조기구와 대체자료의 이용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항목이 구체화돼야 한다. 또한 장애인 지원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비용이 들더라도 서비스 현황조사는 매년 실시하여 데이터를 현행화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장애인 보조기기와 대체자료를 장애인 입장에서 개발해야 한다. 최근 장애인 서비스 현황을 보면, 전통적인 녹음자료와 점자도서는 이용률이 저조하고, 전용단말기와 스마트기기를 통해 일반 디지털 자료를 음성으로 듣고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향후에는 맞춤형 및 실감형 콘텐츠 수요의 확대도 예상된다. 따라서 음성, 촉각, 동작 등을 이용해 쉽게 변환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궁극적으로는 스마트기기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가 차별없이 유통될 수 있도록 차세대 접근성 기술개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접근성은 모든 사용자를 위한 것임을 강조하고, 기술혁신 주체인 과학자와 사업가는 누구보다 장애인 접근성을 반영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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