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상수도 관리 시공사 떠넘기기 감사원 적발
건설사 잇단 법정관리·부도… 하자 보수도 미흡
주민 생활편의 시설·대중교통 인프라까지 미비
건설사 잇단 법정관리·부도… 하자 보수도 미흡
주민 생활편의 시설·대중교통 인프라까지 미비
이명박 정부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추진한 보금자리주택사업이 박근혜 정부에서 행복주택으로 변경돼 사업 연속성이 사라지자 보금자리 시범지구로 선정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한 서울 서초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우면동 서초지구 입주가 완료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생활편의·대중교통 인프라 부족에 건설현장 안전 불감증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지구는 강남과 함께 보금자리 시범지구로 지정돼 기존 주공아파트보다 양호한 민간아파트처럼 짓겠다는 각오로 LH가 시공사를 철저하게 관리한 곳이다. 그러나 서초지구 중 2블록 아파트는 LH의 상수도 관리 소홀로 입주민이 오염된 수돗물을 장기간 마신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서희건설이 시공했고 LH는 그동안 자치구의 책임으로 돌려왔다.
또 3블록은 시공사인 극동건설이 부도나면서 공사가 중단됐었고, 동아건설이 공사를 완료했지만 결국 이 회사도 자금난으로 법정관리라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울트라건설이 시공한 4·5블록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울트라건설은 공사 도중 철근공급업체가 부도나는 위기를 겪었지만, 다행히 공기에 맞춰 사업을 완료했다. 그러나 이 회사도 부도가 나 법정관리를 택하면서 현재 하자보수 인력까지 철수해 LH가 대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구 내 공동주택 사업은 모두 완료됐지만, 생활편의 인프라는 입주 초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과 과천 경계에 위치하다 보니 대중교통이 부족해 입주민들은 매일 만원 버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구 내 공사도 끊이지 않아 대형 트럭이 매일 운행하다 보니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서울시의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 현장도 지구와 맞닿아 있다.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교량 공사장에는 가스통 등 위험물이 경비원도 없는 현장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호반시설이 짓는 건축현장에는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공사를 벌여 소음과 분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초지구 한 입주민은 "롯데건설 현장에는 우리말도 못하는 동남아인이 안전관리원으로 주간에 서 있고 밤에는 양재천 산책로 바로 옆에 가스통을 그대로 놓고 퇴근해 자칫 폭발사고가 날까 무섭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민은 "호반건설 현장은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소음과 분진이 끊이지 않는데 공사 관계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LH는 관리하는 임대아파트가 바로 옆에 있는데 공사에 따른 건물 안전이나 입주민의 주거환경 조사는커녕 임대료 받을 생각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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