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유통사 도넘은 갑질

게임사와 논의도 없이 서비스 중단·계약 파기
텐센트 상식 밖 행동 잇따라
의존높은 한국게임사 '속앓이'
"탈 텐센트 중국 공략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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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게임 유통사인 텐센트가 국내 토종 게임의 중국 현지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계약을 아예 파기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텐센트의 '갑질'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추후 계약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불만조차 제기하지 못하고 '끙끙' 속만 끓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 시 텐센트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해졌다는 목소리가 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빛소프트의 모바일 축구 게임인 'FC매니저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 파트너사인 텐센트, 파라다이스네트워크는 최근 현지 이용자 게시판을 통해 게임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내용을 한빛 측과 단 한마디 상의 없이 공지했다.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게임 내 캐시 환전을 차단하고, 내달 15일 게임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게 공지의 골자다. 한빛소프트로서는 9개월간 현지화 작업을 거쳐 내놓은 게임을 서비스 시작 단 4개월 만에 중단하게 된 셈이다. 한빛소프트는 텐센트와 파라다이스네트워크 측이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서비스 종료 이유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빛소프트는 그간 마케팅과 수익배분, 서비스 준비 규모 등에서 이들과 의견 차가 있었던 게 서비스 종료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파트너사들이 마케팅, 홍보와 관련해 약속한 것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며 "또 iOS 버전을 우선 출시해 이용자 의견을 받고 검증한 후 안드로이드 OS 버전으로 출시해준다고 해놓고선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를 차일피일 미뤘다"고 말했다.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에 갑작스럽게 서비스 종료나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텐센트는 내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올 초 데브시스터즈의 모바일 러닝게임 '쿠키런' 서비스 계약을 중도 해지했다. 작년에는 위메이드의 '달을삼킨늑대', 스마일게이트 계열사인 팜플(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데빌메이커' 출시 계약을 일방 파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4조원(2014년 기준) 대에 이르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국내 게임사에게는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텐센트와 손잡는 건 중국 진출의 필수 전략처럼 굳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다 보니 텐센트의 불합리한 갑질에도 앞으로 계약을 맺지 못할까 두려워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텐센트 갑질이 이어지자 업계에선 '탈 텐센트' 중국 공략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의 지적재산권(IP)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중국 게임사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국내 게임사가 이 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면서 시너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개발사와 IP 계약을 맺고 '뮤오리진'으로 재도약한 웹젠,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의 IP를 샨다게임즈에 제공해 모바일게임으로 재개발 중인 위메이드처럼, 우리 IP에 관심이 많은 중국 게임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성공하는 사례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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