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네탓' 공방
정부 "업계가 정보공개 꺼려"
업계는 '정부 의지부족' 비판
정부 "업계가 정보공개 꺼려"
업계는 '정부 의지부족' 비판
정부가 국산 소프트웨어(SW)의 유지보수 요율 현실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ICT 장비에 대한 움직임은 전무해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CT 장비의 공공 부문 유지보수 요율은 3~5%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국산 SW의 요율이 8~10%인 것을 감안할 때 절반 수준이다.
ICT 장비의 유지보수 요율이 낮은 이유는 하드웨어(HW)에 대한 고정관념과 경쟁 심화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HW는 프로그램 업데이트나 패치 설치 등 사후관리가 필수적인 SW와 달리 고장이 났을 때 부품 교체 정도만 필요하기에 큰 예산을 반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국산 장비의 경우 공공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업체가 무리하게 유지보수 비용을 요구하기 어려운 점도 요율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ICT 장비업계는 SW 못지않게 HW도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고 반박한다. SW처럼 서버도 펌웨어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해야 하며, 디스크와 같은 소모성 부품의 교체도 빈번하다는 것이다. 또 제조물책임(PL)법에 따라 5년간 제품에 대해 하자보증을 해야 해서 단종된 제품이라도 부품을 확보해야 하고, 수리까지 책임져야 해 현재의 요율로는 어려움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서버 업계 관계자는 "SW도 패치가 나오면 업데이트를 하듯 HW도 이에 따르는 펌웨어 업그레이드와 한 달에 한 번씩 이뤄지는 정기점검 등 유지보수 업무가 굉장히 많다"며 "하지만 SW와 비교하면 HW의 유지보수 요율은 절반 수준인데, 이마저도 기관의 예산 부족 등으로 점점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ICT장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산 HW 유지보수 요율을 현실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이와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 현실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실태가 어떤지 파악부터 해야 하지만 국산 ICT장비 업체들이 정보 제공을 하지 않아 어렵다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산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유지보수 요율 현황 파악을 했지만, 업체들이 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려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장기적으로 현실화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현재는 국산장비의 도입을 활성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산 ICT장비 업계는 이 역시 정부의 의지 부족이라고 비판한다. 기업이 이를 꺼릴 이유도 없을뿐더러 이 말고도 현황을 파악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ICT장비 업계 관계자는 "장비를 도입한 기관의 예산 내역만 확인해도 유지보수 금액이 얼마나 책정됐는지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며 "일부 사업의 경우 전체 예산에 유지보수 금액도 포함해 따로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기업들의 정보공개 거부로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용철기자 jungyc@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CT 장비의 공공 부문 유지보수 요율은 3~5%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국산 SW의 요율이 8~10%인 것을 감안할 때 절반 수준이다.
ICT 장비의 유지보수 요율이 낮은 이유는 하드웨어(HW)에 대한 고정관념과 경쟁 심화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HW는 프로그램 업데이트나 패치 설치 등 사후관리가 필수적인 SW와 달리 고장이 났을 때 부품 교체 정도만 필요하기에 큰 예산을 반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국산 장비의 경우 공공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업체가 무리하게 유지보수 비용을 요구하기 어려운 점도 요율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ICT 장비업계는 SW 못지않게 HW도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고 반박한다. SW처럼 서버도 펌웨어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해야 하며, 디스크와 같은 소모성 부품의 교체도 빈번하다는 것이다. 또 제조물책임(PL)법에 따라 5년간 제품에 대해 하자보증을 해야 해서 단종된 제품이라도 부품을 확보해야 하고, 수리까지 책임져야 해 현재의 요율로는 어려움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서버 업계 관계자는 "SW도 패치가 나오면 업데이트를 하듯 HW도 이에 따르는 펌웨어 업그레이드와 한 달에 한 번씩 이뤄지는 정기점검 등 유지보수 업무가 굉장히 많다"며 "하지만 SW와 비교하면 HW의 유지보수 요율은 절반 수준인데, 이마저도 기관의 예산 부족 등으로 점점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ICT장비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산 HW 유지보수 요율을 현실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이와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 현실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실태가 어떤지 파악부터 해야 하지만 국산 ICT장비 업체들이 정보 제공을 하지 않아 어렵다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산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유지보수 요율 현황 파악을 했지만, 업체들이 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려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장기적으로 현실화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현재는 국산장비의 도입을 활성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산 ICT장비 업계는 이 역시 정부의 의지 부족이라고 비판한다. 기업이 이를 꺼릴 이유도 없을뿐더러 이 말고도 현황을 파악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ICT장비 업계 관계자는 "장비를 도입한 기관의 예산 내역만 확인해도 유지보수 금액이 얼마나 책정됐는지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며 "일부 사업의 경우 전체 예산에 유지보수 금액도 포함해 따로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기업들의 정보공개 거부로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용철기자 jung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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