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달 탐사의 꿈,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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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0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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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달 탐사의 꿈, `시작이 반`이다
탁민제 KAIST 교수 국가우주위원회 국가 우주위원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중국 고전에도 나오고 성경에도 적혀 있는 말이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도 적절한 때를 놓치면 돈이 더 들어가게 되거나 아니면 아예 기회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우리나라도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2000년부터 2003년 사이에 수 차례 미국과 러시아로부터 우주관측장비와 모듈 건설 분야에서 참여 제안이 있었으나 예산 문제로 무산되고 말았다. 2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은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다목적위성 1기의 사업예산 보다 적은 예산이다. 그 때 과감하게 참여했더라면 국가 위상 상승, 국제협력 및 우주과학 발전 등에서 많은 소득이 있었을 것이다. 이소연 박사가 국제우주정거장에 11일간 머물다 왔을 때 국민 모두가 환호했던 것을 돌이켜 볼 때, 매우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달 탐사 계획은 NASA에서도 적극적인 협력의사를 밝히고 있으므로 우리로서는 우주탐사 기술을 점프 스타트 시켜 우주강국의 대열에 참여할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 셈이다. 우주개발에서는 국제협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며 이를 통해 훗날 대형 국제공동 탐사계획에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손쉽게 마련해 놓을 수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담당하는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의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79.3%가 달 탐사선 개발이 '매우' 또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며 지지 의사를 나타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 탐사 계획은 '예산 제로(Zero)'의 상황에서 아직도 표류하고 있으니 또 다시 실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1968년에 착공된 경부고속도로 공사는 논란이 많은 사업이었다. 필자가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반대 이유는 '우리나라에 그런 고속도로가 왜 필요하느냐'였다.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검토된 KTX 건설사업도 1992년에 기공식을 올리기까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검토되었던 차세대전투기개발사업(KFX)은 올해 드디어 체계개발 사업자가 결정됐지만 그간의 과정은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이처럼 국가 경제에 핵심적인 인프라 구축사업이나 대형 연구개발 사업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돌이켜 보면 현재 달 탐사에 대한 논란이나 사업 지연은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안타까운 것은 당장의 경제적 부담이나 비판 때문에 주저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미래의 경제적 부담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다. 달 탐사 사업이 언젠가는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면 지금 주어진 국제협력의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접근방법일 것이다.

거의 모든 연구개발 사업이 선진국 모방형으로 추진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달 탐사 사업에는 소극적인 것은 달 탐사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오늘날의 우주강국들의 달 탐사 경쟁은 냉전시대의 달 탐사와는 달리 분명한 실리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당장의 이익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다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난 것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15세기에 시작한 대항해 시대를 통해 유럽 열강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 많은 식민지를 확보했으며 후손들이 지금까지도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오늘날의 우주탐사 경쟁도 대항해 시대와 유사한 양상이므로 유사한 결과를 예상하고 자라나는 자녀들과 후손들을 위해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우주강국들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수 십 년간 퍼부어 추진해 온 달 탐사 분야에 국민 1인당 4000원의 예산으로 발을 들여 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우리가 어차피 가게 될 길이라면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때를 놓치지 않고 계획대로 달 탐사 사업에 착수한다면 우주강국으로 향하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탁민제 KAIST 교수 국가우주위원회 국가 우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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