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SW중심으로 이동 창조경제와 융합 맞춰
대단위 창업특구 등 필요 대학과 산업현장 연계한
학습프로그램도 절실 SW경쟁력 강화할 때
대단위 창업특구 등 필요 대학과 산업현장 연계한
학습프로그램도 절실 SW경쟁력 강화할 때
![[포럼] SW 기반 `창업특구` 만들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507/2015070302102251660001[1].jpg "[포럼] SW 기반 `창업특구` 만들자")
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하드웨어는 발전했지만 그동안 챙기지 못한 소프트웨어들이 여기저기서 문제로 터져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IT분야도 통신 분야 인프라는 잘 성장했지만 소프트웨어는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전 세계 젊은이들이 취업하고 싶은 IT 기업은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인데 그런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가는데 우리는 여전히 하드웨어만 붙들고 있어도 되는 걸까. IT 업계에서 30여 년간 일해온 필자에게는 두렵다. 유럽의 작은 나라 벨기에는 보석 산업으로 국가를 성장시켰다. 그렇다면 벨기에는 얼마나 큰 보석광산이 있는 것일까. 벨기에는 보석광산이 없다. 벨기에는 다만 아프리카 남쪽 끝 남아공에 매장되어 있는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알아봤고, 남아공에는 채굴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가 없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핀란드, 스웨덴의 채광 채굴 장비와 기술을 도입해 원석을 7000㎞ 밖에 있는 벨기에로 가져와 가공해 판매해 보석에서 세계 1위의 지위와 부를 갖게 된 것이다.
자동차 산업으로 유명한 독일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아우토반이라는 무제한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신차의 성능을 시험하고 경쟁하는 하나의 장이 되었다. 그러나 영국은 말이 끄는 마차가 주 교통수단이던 시대에 마차보다 자동차를 빠르게 달릴 수 없게 하는 규제를 만들어 자동차 산업에서 한발 멀어지게 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보석광산 없는 벨기에가 보석산업을 하고 위험천만한 무제한 고속도로를 독일은 왜 만들었을까. 우리나라는 6년 동안 3회 연속 UN이 정한 1위의 전자정부 강국이다. 몇 년 전 필자가 전자정부를 수출하기 위해 많은 국가의 지도자들에게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구성과 운영, 그리고, 그 편익 등을 설명하고 제안서를 낼 기회가 있었다. 당시 상대국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귀하의 견적이 100원인데(가칭) 내가 사줄 것이 없습니다. 귀하가 제출한 견적서를 보면 10원은 IBM 하드웨어 서버 값, 10원은 MS사의 OS 값, 15원은 시스코 네트워크 장비 값, 10원은 EMC 스토리지 값, 20원은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값, 15원은 자바 C언어 값, 20원은 프로그래머의 개발 인건비입니다. 그러면 프로그램 개발 인건 비 20원을 뺀 나머지 80원은 다국적 기업 제품이라서 자국에서 스스로 구매할 수 있고 프로그램 개발 인건비 20원도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잘 받고 숙련된 취업 대기생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것마저 곤란합니다. 당신이 나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머리에 망치를 맞은 기분이었다. 등에는 식은 땀이 흘렀고, 지금도 그 기억은 생생하다. 왜냐하면 앞서 언급한 외국의 주요 IT솔루션을 대체할 만한 제품이 아직도 우리나라에 없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와 융합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시대에 다음의 세 가지가 꼭 필요하다. 첫째, 대단위 창업특구다. 현재 구글에서는 무인 자동차를 만들어 시험운행을 마치고 실제 투입하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는 당장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것이다. 이와 같은 예는 전기에서는 스마트 그리드, 통신에서는 기가 코리아, 교통에서는 ITS, 건축에서는 IBS, 의학에서는 원격 진료 시스템 등 융합창조경제 시대에 수많은 창업의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창업특구 내에서는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누구나 와서 공부하고, 실험하고 시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비창업자들이 자유롭게 설계하고 테스트하고 융합하고 사업화하는 IT의 아우토반이 필요하다.
둘째, 산학 연계 학습·취업 프로그램 도입이 절실하다.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그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3∼4개 대학이 연대해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 과정을 만들고 사전 조사된 기업에 필요한 과목만 교육해 기업에 취업시킨다. 예를 들면 A대학은 자바와 파워포인트, B대학은 ERP, C대학은 네트워크 교육을 전담하는 식이다. 대학과 산업체가 연대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어서 취업에 문제가 없고 반값 등록금과 대학교육 개혁까지 세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이다.
셋째, 소프트웨어 교육의 초·중·고교 정규 과목화다. 영국 일본 중국 등은 이미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일으켜 세우기 위하여는 '정보과학적 사고'(Computerizational Thinking)를 키워 주는 교육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 능력은 예술적 소양이 강한 부분이라서 조기에 체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김연아, 박세리,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이 대학에서부터 이것들을 배우며 시작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1조 2000억 달러의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놓고 좌고우면하지 말고 소프트웨어에 매진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후대들이 무시당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조성갑 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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