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자회사 체제 개편… 내년 금융위 승인 거쳐 상장
코스닥 신설시 경영안정 위해 2~3년간 추가 출자 계획
거래소, 10년만에 대수술
코스닥 신설시 경영안정 위해 2~3년간 추가 출자 계획
거래소, 10년만에 대수술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통합 10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한다. 시장별 100% 자회사 체제로 개편 후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국제적 변화에 도태되지 않고 성장하는 거래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방안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공공기관적 성격에서 벗어나 세계 유수의 거래소와 경쟁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금까지의 독점거래소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장이용자 중심의 서비스기업으로 환골탈태하겠다"며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서는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창업에서 상장에 이르기까지 토탈 자금조달 컨설팅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후 상장…코스피·코스닥 자회사 분리=금융위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거래소지주회사제도를 도입하고, 내년에 '한국거래소지주'(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어 한국거래소지주는 금융위의 승인을 거쳐 상장을 추진하게 된다.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 등 기존 3개 시장, 그리고 주식·파생상품 거래의 청산업무를 담당하는 신설 청산법인은 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산하 100% 자회사로 운영된다. 증권전산 설비 등을 운용하는 코스콤(한국거래소 지분 76.6%)도 지주회사 자회사로 묶여 '지주회사 ＋ 5자 회사' 체제로 정립된다. 현재 시장감시본부가 맡는 시장감시 기능은 지주회사와 개별 거래소로부터 독립된 지배구조를 갖춘 비영리 시장감시법인이 통합·수행하게 된다. 또 한국거래소가 지분 70.4%를 보유한 예탁결제원의 경우 금융회사 등 예탁결제서비스 이용자 등에게 지분을 매각해 지배구조를 개선한다.
금융위는 이번 개편으로 코스닥시장을 중소·벤처기업을 포함한 모든 성장·기술형 기업을 위한 거래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벤처기업의 성장패턴, 경제환경, 시장수요의 변화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장제도를 마련해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또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종합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 대체거래시스템(ATS)의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거래량 한도 확대 등의 후속 조치에 나선다.
◇코스닥 독자 생존·상장차익 처분 등 과제 산적=금융위가 기존 코스닥을 우선 분리하는 방안에서 지주회사 체제의 자회사로 선회하고, 여기에 다양한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날 한국거래소 노조는 지주사 전환 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과거 '묻지마 상장'이 재현될 우려가 있고, 지주회사 구조로는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3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적자 구조의 코스닥이 수혈 자금 없이 독자 생존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금융위는 코스닥 자회사 신설 시 경영 안정을 위해 최대한 많은 자본금을 출자하고, 추가로 2~3년에 걸쳐 추가 출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역시 코스닥 시장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영리성이 강화될 경우 수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에 대해 금융위는 "자본시장법상 시장효율화위원회가 그 적정성을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상장차익 처리에 대한 주주와의 입장 차도 넘어야 할 산이다. 금융위 측은 지주회사 IPO로 발생한 상장차익에 대해 향후 별도 논의기구를 구성해 환수 규모를 정하고 공익재단 설립 등 공익기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독점이익이 누적된 측면이 있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도 상장차익을 통해 공익기금을 조성해 자본시장 발전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래소 주주들은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금융위가 거래소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주주들은 상장 차익을 별도의 법 규정 없이 공적 자금으로 활용할 경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며 공적으로 처분하는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현재 장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거래소 주가는 13만원 수준인데 증권업계는 장외시장 거래가격과 거래소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 예상치 1.5배를 적용해 각 증권사가 최소 1000억원 안팎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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