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파일 '뷰어' 기능만 이용 허점… '묻지마 구매' 주의해야
우리 언어 워드프로세서인 한글 파일(HWP)에 악성코드를 숨기거나 변조한 사이버 공격에 외산 제품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점을 노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처는 '유명세'만 믿고 묻지마 구매 행태를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능형지속위협(APT)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외산 보안제품 대부분이 한글 공격에 일부 허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글 파일에 악성 스크립트를 삽입해 취약점을 악용하는 사이버 공격의 경우 외산 APT 제품이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산제품이 한글파일의 '뷰어' 기능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보안 전문가는 "파이어아이, 팔로알토네트웍스 등 현재 국내에서 인기 있는 외산 APT 대응 제품의 경우 안전지대 역할을 하는 '샌드박스'에서 사이버 위협 요소를 확인해보는데, 한글문서의 경우 뷰어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뷰어는 문서를 표면적으로 보여주기만 하는 형태로, 문서를 읽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능과 내부 코딩에서 정식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다.
특히 뷰어에서는 '스크립트 실행기능'이 실행되지 않고 정식 프로그램에서만 실행되는데, 해당 기능이 실행될 때 발생하는 취약점을 악용하는 악성코드의 경우 뷰어만 사용하면 탐지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더구나 외산 제품이 사용하는 한글 뷰어의 경우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평가판 제품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글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한글과컴퓨터 측과 추후 라이선스에 대한 지적재산권 분쟁 소지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러한 보안 허점이 있음에도 제품의 유명세 때문에 '묻지마 구매'를 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내부자료 유출로 홍역을 치른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10억원 가량을 투자해 고급 APT 솔루션을 구매했는데, 역시 한글 뷰어만 사용하는 외산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측은 해당 제품을 구매한 이유에 대해 "APT 대응에 있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고 기술력이 뛰어나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한글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안 허점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보안 전문가는 "국내 사이버 공격의 경우 한글 프로그램 취약점에 대한 공격이 주를 이룬다. 외국 사이버 공격과의 가장 큰 차이점도 이 부분"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아무리 정평이 난 제품이라 하더라도 국내 사용자들을 노려 표적 공격을 하는 사이버 침해행위를 막으려면 외산제품 역시 제대로 된 기술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능형지속위협(APT)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외산 보안제품 대부분이 한글 공격에 일부 허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글 파일에 악성 스크립트를 삽입해 취약점을 악용하는 사이버 공격의 경우 외산 APT 제품이 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산제품이 한글파일의 '뷰어' 기능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보안 전문가는 "파이어아이, 팔로알토네트웍스 등 현재 국내에서 인기 있는 외산 APT 대응 제품의 경우 안전지대 역할을 하는 '샌드박스'에서 사이버 위협 요소를 확인해보는데, 한글문서의 경우 뷰어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뷰어는 문서를 표면적으로 보여주기만 하는 형태로, 문서를 읽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능과 내부 코딩에서 정식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다.
특히 뷰어에서는 '스크립트 실행기능'이 실행되지 않고 정식 프로그램에서만 실행되는데, 해당 기능이 실행될 때 발생하는 취약점을 악용하는 악성코드의 경우 뷰어만 사용하면 탐지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더구나 외산 제품이 사용하는 한글 뷰어의 경우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평가판 제품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글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한글과컴퓨터 측과 추후 라이선스에 대한 지적재산권 분쟁 소지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러한 보안 허점이 있음에도 제품의 유명세 때문에 '묻지마 구매'를 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내부자료 유출로 홍역을 치른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10억원 가량을 투자해 고급 APT 솔루션을 구매했는데, 역시 한글 뷰어만 사용하는 외산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측은 해당 제품을 구매한 이유에 대해 "APT 대응에 있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고 기술력이 뛰어나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한글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안 허점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보안 전문가는 "국내 사이버 공격의 경우 한글 프로그램 취약점에 대한 공격이 주를 이룬다. 외국 사이버 공격과의 가장 큰 차이점도 이 부분"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아무리 정평이 난 제품이라 하더라도 국내 사용자들을 노려 표적 공격을 하는 사이버 침해행위를 막으려면 외산제품 역시 제대로 된 기술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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