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예산' 분리 별도 투자 법률로 명시
정부-지차체 정책 마련 이행 의무화 초점
'국가 안보'로 정보보호산업 안정성장 도모
정부-지차체 정책 마련 이행 의무화 초점
'국가 안보'로 정보보호산업 안정성장 도모
■ 심층분석 정보보호산업진흥법
국가 예산에 `정보보호` 분야 별도 책정
지난 22일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이 제정, 공포됨에 따라 체계적인 정보보호 산업 진흥 기반조성을 위한 규정이 새롭게 생겨났다. 특정 산업분야의 전략적인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는 경우가 있다. IT 분야의 경우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과 ICT특별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보보호는 큰 의미에서 소프트웨어나 ICT 분야에 포함되지만 이를 별개 법으로 제정,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법령을 공포하면서 "정보보호 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 방위산업이자 신성장동력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이 토종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 분석한다.
현대 사회는 이미 물리적 전쟁이나 스파이 활동을 넘어 사이버 전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더구나 물리적 도발에 비해 흔적이나 배후를 캐기가 쉽지 않고 물리적 공격 못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사이버 공격의 특성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테러를 이미 수차례 겪었다. 2009년 7.7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 및 2011년 금융 전산망 테러, 2013년 3.20, 6.25 사이버테러,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문건 유출 등이 그것이다. 해킹, 정보감시 등의 사이버 공격이 국가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선 정보보호 투자가 절대적인데, 이를 외산 제품으로 구성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외산 제품의 경우 오히려 사이버 감시나 해킹의 통로가 될 위험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12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삼성전자, 화웨이, 시스코 등 주요 IT기업의 네트워크 장비를 해킹해 '정보 감시'의 통로로 악용했다는 폭로가 나온 바 있다. 2014년에는 독일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에서 정보 유출 및 감시를 하는 '백도어' 를 발견해 모든 정부기관에 윈도 사용을 금지했고, 중국 PC제조업체 레노버의 노트북에서는 정보유출과 감시를 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 슈퍼피쉬가 남몰래 탑재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때문에 사이버 안보체계를 구축하려면 토종 기술의 육성이 절대적이다. 국내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별도 법률까지 제정하고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도 정보보호 산업을 '국가 방위산업'의 일종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토종 정보보호 산업이 영세한 규모에 허덕여 제대로 된 기술 개발이나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외산 제품과의 기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 안보를 위해 토종 제품을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쓸만한 제품과 기술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임종인 청와대 안보특별보좌관도 이와 관련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은 정보보호를 통해 사이버 안보를 다지고, 우리 토종 산업 육성을 통해 자주 국방과 나아가 경제 활성화 까지 도모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사이버 테러나 범죄 등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토종 정보보호 산업을 반드시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종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정된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의 가장 큰 특징은 그간 '정보화 예산'에 정보보호 분야를 포함시켰던 것을 분리, 별도 투자하도록 명시한 점이다.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은 제3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조항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즉 중앙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까지 정보보호에 관한 예산을 편성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 이행해야 한다고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정한근 미래부 정보보호정책국장은 "정보보호 산업은 사이버 안보를 굳건히 해야 하는 현 시점에 핵심적인 분야로서 국가의 주도적인 산업발전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산업진흥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전제되어야 하기에 법률에 이를 규정, 재원 확보를 위한 법률적 근거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와 서로 별개의 행정주체이지만, 상호 유기적인 관련성을 지니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도 함께 규정했다.
정보보호산업 진흥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법률 제5조 정보보호산업 진흥계획 수립 항목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관한 정책목표 및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정보보호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의 기본방향에 관한 사항 △전문인력 양성, 원천기술 개발, 정보보호서비스이용 확산 등 기반 조성에 관한 사항△기술 등의 표준화와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사항△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사항△정보보호산업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에 관한 사항△이용자의 권익보호에 관한 사항△정보보호산업에 관한 국제협력과 해외진출 지원에 관한 사항△산업 진흥을 위한 재원 확보 및 배분에 관한 사항△법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는 정보보호산업진흥 계획을 5년마다 수립, 이행토록 했다. 정 국장은 "기본계획 수립과 정책 이행은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관한 정책목표 및 방향을 설정해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의 시행을 이끌어내고 계획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정책수립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면서 "진흥계획에는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을 위한 거시적인 목표가 제시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서 법안의 핵심적인 규정 내용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국가 예산에 `정보보호` 분야 별도 책정
지난 22일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이 제정, 공포됨에 따라 체계적인 정보보호 산업 진흥 기반조성을 위한 규정이 새롭게 생겨났다. 특정 산업분야의 전략적인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는 경우가 있다. IT 분야의 경우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과 ICT특별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보보호는 큰 의미에서 소프트웨어나 ICT 분야에 포함되지만 이를 별개 법으로 제정,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법령을 공포하면서 "정보보호 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 방위산업이자 신성장동력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이 토종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 분석한다.
현대 사회는 이미 물리적 전쟁이나 스파이 활동을 넘어 사이버 전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더구나 물리적 도발에 비해 흔적이나 배후를 캐기가 쉽지 않고 물리적 공격 못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사이버 공격의 특성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테러를 이미 수차례 겪었다. 2009년 7.7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 및 2011년 금융 전산망 테러, 2013년 3.20, 6.25 사이버테러,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문건 유출 등이 그것이다. 해킹, 정보감시 등의 사이버 공격이 국가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선 정보보호 투자가 절대적인데, 이를 외산 제품으로 구성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외산 제품의 경우 오히려 사이버 감시나 해킹의 통로가 될 위험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12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삼성전자, 화웨이, 시스코 등 주요 IT기업의 네트워크 장비를 해킹해 '정보 감시'의 통로로 악용했다는 폭로가 나온 바 있다. 2014년에는 독일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에서 정보 유출 및 감시를 하는 '백도어' 를 발견해 모든 정부기관에 윈도 사용을 금지했고, 중국 PC제조업체 레노버의 노트북에서는 정보유출과 감시를 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 슈퍼피쉬가 남몰래 탑재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때문에 사이버 안보체계를 구축하려면 토종 기술의 육성이 절대적이다. 국내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별도 법률까지 제정하고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도 정보보호 산업을 '국가 방위산업'의 일종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토종 정보보호 산업이 영세한 규모에 허덕여 제대로 된 기술 개발이나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외산 제품과의 기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 안보를 위해 토종 제품을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쓸만한 제품과 기술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임종인 청와대 안보특별보좌관도 이와 관련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은 정보보호를 통해 사이버 안보를 다지고, 우리 토종 산업 육성을 통해 자주 국방과 나아가 경제 활성화 까지 도모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사이버 테러나 범죄 등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토종 정보보호 산업을 반드시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종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정된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의 가장 큰 특징은 그간 '정보화 예산'에 정보보호 분야를 포함시켰던 것을 분리, 별도 투자하도록 명시한 점이다.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은 제3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조항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즉 중앙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까지 정보보호에 관한 예산을 편성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 이행해야 한다고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정한근 미래부 정보보호정책국장은 "정보보호 산업은 사이버 안보를 굳건히 해야 하는 현 시점에 핵심적인 분야로서 국가의 주도적인 산업발전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산업진흥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전제되어야 하기에 법률에 이를 규정, 재원 확보를 위한 법률적 근거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와 서로 별개의 행정주체이지만, 상호 유기적인 관련성을 지니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도 함께 규정했다.
정보보호산업 진흥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법률 제5조 정보보호산업 진흥계획 수립 항목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관한 정책목표 및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정보보호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의 기본방향에 관한 사항 △전문인력 양성, 원천기술 개발, 정보보호서비스이용 확산 등 기반 조성에 관한 사항△기술 등의 표준화와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사항△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사항△정보보호산업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에 관한 사항△이용자의 권익보호에 관한 사항△정보보호산업에 관한 국제협력과 해외진출 지원에 관한 사항△산업 진흥을 위한 재원 확보 및 배분에 관한 사항△법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는 정보보호산업진흥 계획을 5년마다 수립, 이행토록 했다. 정 국장은 "기본계획 수립과 정책 이행은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관한 정책목표 및 방향을 설정해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의 시행을 이끌어내고 계획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정책수립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면서 "진흥계획에는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을 위한 거시적인 목표가 제시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서 법안의 핵심적인 규정 내용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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