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백신 안방시장 `외산 득세`

삼성·LG 등 거대 스마트폰 제조사 공략
토종 보안업체 소극적 대응속 위기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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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 보안 시장을 노린 외산 업체들의 공세가 심상찮다. 전 세계 내로라 하는 백신(안티 바이러스) 업체들이 속속 국내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손 놓고 있다가 모바일 백신 안방 시장을 모조리 외산에 내 줄 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8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분야에서 외산 백신 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찮다. 이미 미국 보안업체 앱솔루트 소프트웨어가 삼성전자와 손 잡고 스마트폰 데이터 원격 삭제(킬 스위치) 등의 기술 구현을 위한 협력을 맺었으며 인텔 시큐리티(맥아피)는 삼성전자, LG전자의 갤럭시 및 G시리즈 최신 폰에 자사 제품을 선탑재(프리로드) 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2억5000만건 이상 다운로드 된 무료 백신 어베스트가 국내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고 중국 보안소프트웨어 업체 360시큐리티도 오는 16일 기자행사를 열고 국내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의 '모바일 보안' 시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외산 업체들이 국내 모바일 보안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모바일 보안 시장은 PC 보안과 달리 유료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용자는 무료로 백신을 사용하지만, 스마트폰 단말기 제조 업체는 해당 백신을 유료로 구입해 자사 제품 구매자들에게 제공한다. 때문에 보안업체는 제조사와 계약만 맺을 수 있다면 PC용 백신과 달리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과 LG는 세계적인 모바일 단말기 제조사로, 한번 협력관계를 맺으면 글로벌 진출도 용이하다. 인텔 시큐리티를 포함해 어베스트, 360시큐리티 등이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도 삼성, LG라는 거대 제조사가 큰 몫을 한다.

그런데 정작 토종 보안업체들은 이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보안 시장 PC 분야에선 외산 업체들이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안랩 V3, 이스트소프트 알약, 잉카인터넷 n프로텍트 등 토종 제품이 강세를 보였고 외산 백신은 기업 유료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등에 안랩의 V3를 선탑재 했었지만 최신 모델인 갤럭시S6와 갤럭시엣지에서는인텔 시큐리티로 교체했다. LG전자도 G3 모델부터 외산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그때그때 전략에 따라 외산과 토종 백신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일부 모델에 한할 뿐이지 토종 제품도 언제라도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재 탑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토종 백신업체가 모바일 시장 대응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한 보안 전문가는 "그나마 모바일 분야에 힘을 쏟고 있는 업체가 안랩, 이스트소프트 정도인데, 이들도 삼성, LG와 대등한 협상을 벌이는데 힘이 부치는 모양새"라며 "나머지 토종 백신업체들은 영세한 경영환경과 연구개발 미흡으로 모바일 시장에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업체도 고민이 많다. 한 토종백신업체 관계자는 "개인용 백신은 대부분 공짜 다운로드 형태인데, 단순히 개발만 공짜인 것이 아니라 패치, 업그레이드 등도 모두 공짜여서 업체 입장에선 개발비가 끊임없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를 모바일로 제공하려면 더 많은 개발비가 들어가는데 특히 모바일 백신은 일반 PC용 백신과 달리 구글이나 애플 앱스토어, 통신사 등에 별도 비용을 떼 주어야 해 영세한 국내 업체들은 주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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