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닷컴·블리자드·밸브 등
한·중 등서 '소송' 잇따라
중소기업 피해·위축 우려
한·중 등서 '소송' 잇따라
중소기업 피해·위축 우려
해외 '게임 공룡사'가 국내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공격적인 '저작권 침해' 소송전에 나서고 있어, 저작권 분쟁에 대한 국내 중소 게임 업체들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킹닷컴리미티드와 북미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밸브 등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는 중국, 한국 시장에서 저작권 침해소송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적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의 소송을 제기하며 손해배상청구액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실제 연 매출 2조5000억원 규모의 킹닷컴은 국내 중소 개발사인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했다. 아보카도의 모바일 퍼즐 게임 '포레스트매니아'가 자사 '팜히어로 사가'의 '3매칭 방식'(같은 모양의 퍼즐을 3개 이상 이어 맞추는 것)을 차용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아보카도 측은 킹닷컴이 주장하는 '팜히어로 사가'의 게임요소가 킹닷컴이 최초 개발한 것이 아니라 게임 업계의 '사실상 표준'이라며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작년 9월 킹닷컴이 소송을 제기한 이후 지난 5일까지 모두 네 차례의 변론기일을 거쳤고, 내달 법원이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소송에서 킹닷컴이 승소할 경우, 선데이토즈의 '애니팡2' 등 비슷한 게임방식을 채택한 국산 모바일 퍼즐 게임업체로 저작권 침해소송 대상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 3월에는 블리자드가 중국 릴리즈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릴리즈게임즈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도탑전기'가 자사 '워크래프트(PC 패키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PC 온라인)'의 상표권과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것.
지난달에는 북미 게임사인 밸브가 상표법·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며 릴리즈게임즈에 약 54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를 제기했다.
업계는 모바일 게임사의 연 매출 규모가 100억 원 미만인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게임사가 저작권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면 피해가 클 것이고,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국내 137개 모바일 게임사를 표본 조사한 결과, 연 매출 100억원 미만 기업이 약 92%(2013년 기준)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사 가운데 소송 비용은 물론 해외 게임 공룡들이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액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의 업체가 대부분"이라며 "중소 개발사가 게임 기획 단계부터 이러한 분쟁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중소 개발사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모바일게임 전문 운영지원 사업에 저작권 대응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콘텐츠진흥원은 작년 6월부터 국내 온라인 솔루션 기업 IGS와 함께 중소 모바일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모바일게임 전문운영지원 사업'(EOS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게임의 권역별·국가별 서비스 전략 컨설팅, 사후 품질관리,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게임 출시 이후 문제가 될 수 있는 저작권과 관련한 지원은 이 사업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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