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기술 고도화… 시속 240㎞ 'TR-60' 개발
내년부터 실용화 본격 추진에 글로벌 수출 가능성
2인승 유무인기·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도 주목
내년부터 실용화 본격 추진에 글로벌 수출 가능성
2인승 유무인기·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도 주목
정부가 지난달 29일 무인기 산업을 육성전략으로 제시한 가운데 우리나라 무인기 기술개발 수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열린 '제22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무인이동체 산업 지원전략을 발표하고, 소형 무인기(드론)는 2, 3년 내 선진국 수준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미 세계적으로 앞서 있는 수직 이착륙 무인기(틸트로터)는 국방, 재난감시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무인기를 비롯한 항공분야 정부출연연인 항우연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직 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 국산화에 이어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용화에 나선다. 실용화 대상 모델은 항우연과 대한항공이 공동 개발한 'TR-60'이다. 최대 속력 240㎞로, 고도 4㎞까지 비행할 수 있다. 현재 산업부의 산업엔진 프로젝트에 선정돼 예산 확보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틸트로터 무인기가 상용화된 사례가 없어 상용화에 성공하면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는 무인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TR-60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 향후 수출 가능성이 높다. 틸트로터는 헬리콥터에 비해 2배 이상 빠른 속도와 높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어 넓은 지역의 감시, 수색, 정찰, 운송, 통신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항우연은 유인기를 무인기로 전환한 '2인승 유무인 혼용기'도 개발했다. 유무인 혼용기는 국내 기업에서 개발한 항공부품을 탑재하고, 실제 비행조건에서 시험할 수 있는 '정밀 비행시험 시스템'을 갖춰 다른 무인기보다 정밀한 비행이 가능하고, 최대 10시간 비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친 재난감시용 무인기로 활용할 수 있으며, 퇴역 항공기의 무인화를 통해 재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고도 장기체공 전기동력 무인기(EAV)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 무인기는 성층권(고도 12㎞)에서 장기 체공하면서 실시간 정밀 지상관측, 통신중계 등 인공위성 보완 임무를 할 수 있다. 미래형 무인기 기술로 주목받고 있어 선진국들이 앞다퉈 기술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기동력은 태양전지, 연료전지, 이차전지 등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통해 얻는다. 항우연은 지난 2013년 축소형 고고도 장기체공 전기동력 무인기(EAV-2H)를 25시간 40분 연속 비행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고도 10㎞까지 올라가는 성능시험을 마쳤다. 올해는 'EAV-3'를 이용해 성층권까지 상승해 24시간 비행하는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해, 재난, 치안에 특화된 소형 무인기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지하공간이나 터널, 건물 내부로 투입해 재난 정보를 파악하는 '실내용 소형 무인기'와, 대형 건물화재나 산불·산사태 등 재난 현장 상황파악과 구조·구난 등에 활용하는 '실외용 소형 무인기'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민군 수요에 기반한 민군 겸용 무인기도 민군 기술협력을 통해 추진하고, 고고도 장기체공에 적합한 연료(수소, 디젤)와 동력장치(왕복엔진, 하이브리드) 등을 활용한 무인기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주진 항우연 항공연구본부장은 "고도의 자율비행과 수직 이착륙, 고속비행이 가능한 무인기 선도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무인기 산업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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