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생 마무리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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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생 마무리 하려면…

○ 어떻게 죽을 것인가/아툴 가완디/김희정 옮김/부키 펴냄/1만6500원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에 매달리기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돌아보라는 것이다.

인공호흡기, 영양공급관, 심폐소생술 등은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사람들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다. 화학요법과 방사능 치료를 거치면서 몸은 망가지고 정신은 피폐해져 간다. 마지막의 순간은 살아온 날 겪였을 고단함보다 어쩌면 더 괴롭다. 저자는 이렇듯 죽기까지의 과정을 의학적 경험으로 만드는 실험이 시작된 것은 불과 1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있다는 일침도 잊지 않는다. 실패라고 단언하는 까닭은 우리가 이 '싸움'을 통해 얻는 것이 거의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극히 짧은 시간을 더 얻기 위해 잔인한 싸움을 계속할 뿐 이다. 현대의학은 사실상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붙잡고 싸워왔다고 그는 말한다.

자신이 의사이기도 한 저자는 이같은 '의미없는 싸움'을 멈추기 위해서 먼저 의료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이 소모적인 의학적 싸움을 중단하려면 우선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할 의료계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환자들과의 의사 결정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의사가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정보를 나열하기보다 '해석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내해 주는 역할이 필요하며 삶의 마지막 단계를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의사의 임무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젊은 시절 직공이었던 사람, 간호사였던 사람, 가게를 운영했던 사람 등 모두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아왔고 소소한 일상의 기쁨에 만족해 온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원하는 것도 소박한 것들이었다. 가족, 친구들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고 주말에 있을 친구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서고 싶어하고 사랑하는 제자에게 한 번이라도 더 피아노 레슨을 하고 싶어한다.

저자는 나이들어 병드는 과정에서 적어도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삶에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용기다. 다른 하나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희망할 것인지 찾아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다. 끝까지 질병과 승산없는 싸움을 벌이며 치료에 매달리는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생명이 있는 존재가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될 운명이라는 것은 인정하게 될 때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삶에 대한 희망이다. 죽음이 결국 삶의 이야기인 까닭이 바로 여기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의 부제는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이다. 누구나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생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인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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