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가격 인상 협상 결렬… 내달부터 지상파 방송 못봐
"이통사 'IPTV 무료화'가 오히려 수익성 악화 초래" 지적도
"이통사 'IPTV 무료화'가 오히려 수익성 악화 초래" 지적도
이동통신사가 제공 중인 모바일IPTV 서비스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모바일IPTV는 최근 잇따라 출시된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킬러 서비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무리하게 콘텐츠 가격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통 3사 모바일IPTV에서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됐다.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면 무료로 제공되는 모바일IPTV에 지상파 방송이 빠지면서 사실상 '반쪽짜리'가 됐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모바일IPTV가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 등 각종 통신요금제에 무료로 끼워주는 상품으로 고착화하면서, 스스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최근 지상파방송사 콘텐츠연합플랫폼(CAP)에 모바일IPTV에 대한 지상파 콘텐츠 공급중단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3사는 또 올레tv모바일, Btv모바일, U+HDTV에서 '6월 1일부터 신규 가입자 지상파 실시간 채널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이용이 중단된다"고 공지했다.
이는 지난달 CAP가 지상파 '푹(pooq)'의 공급단가를 기존 1900원에서 39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지상파 콘텐츠는 모바일IPTV 내 '푹' 전용관을 통해 제공된다. CAP는 내달 1일 '푹 2.0' 서비스를 출시하며, 모바일 상품(3900원)을 포함한 자체 신규 이용권 상품 등을 내놓고, 모바일IPTV에도 같은 가격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CAP는 가격 인상을 수용치 않는다면 통신3사 모바일IPTV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현재 최종 협상은 결렬된 상태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일방적으로 가격 인상을 통보해왔고, 최선을 다해 콘텐츠 제공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결렬됐다"며 "무분별한 콘텐츠 가격 인상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CAP측 관계자는 "모바일IPTV는 방송이 아닌 부가통신서비스로,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방송사 가격 정책의 문제"라며 "당초 계약서상에 명시된 내용에 근거해 협의하고 있으나, 통신사가 이를 '지상파 갑질'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콘텐츠 공급 중단으로 모바일IPTV는 타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아직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지상파의 막강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 전체 주문형비디오(VOD) 시청시간의 75.8%가 지상파 방송 시청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장은 기존 이통 가입자에 영향이 없다지만, 기존 지상파콘텐츠 공급 계약이 오는 12월 31일로 만료되기 때문에 기존 모바일IPTV의 지상파 서비스도 약 6개월 후에는 중단될 전망이다.
미디어 업계 일각에서는 모바일IPTV가 통신서비스의 무료 제공 상품으로 종속되며 스마트미디어 생태계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앞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으며, 데이터 소비를 유도키 위해 모바일IPTV를 무료로 제공키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잠재적 이용자를 늘린다는 시각과 동시에, 스스로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방송상품의 저가화를 고착시킨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14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이미 현재도 올레tv모바일 이용자의 69.0%, Btv모바일 65.9%, U+HDTV 79.2%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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