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변·번호이동 지원금 차이 사라져… 4월 95만800건으로 전체 가입건수의 '54.7%'
4월 이동통신 기기변경 가입자가 전체 가입 유형에서 처음으로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가입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에 따른 단말기 보조금이 예전처럼 높지 않은데다, 통신사 그대로 기기변경으로 재약정해도 법에 따라 정해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과거처럼 대량의 마케팅비(단말 보조금) 투입으로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오는 것에서, 최대한 기존 가입자를 지키는 가운데 요금과 서비스로 차별화하는 경쟁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디지털타임스가 업계와 정부로부터 입수한 '휴대전화 가입유형별 비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을 제외한 이통 3사의 기기변경 가입건수는 총 95만800건으로 4월 전체 가입건수의 54.7%를 차지했다.
지난달 번호이동 가입건수는 36만8500건(21.2%), 신규가입은 41만8900건(24.1%)으로 둘을 합친 가입건수는 총 78만7400건(45.3%)이었다.
이에 따라 기기변경 가입건수가 월간 처음으로 신규가입은 물론 번호이동 가입건수를 합친 수치를 앞질렀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번호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신규), 쓰던 번호 그대로 이동통신사를 바꾼(번호이동) 가입자보다, 이동통신사를 그대로 유지한 채 휴대전화만 바꾸는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는 의미다.
반면 단통법 이전인 지난해 1월~9월까지 월평균 기기변경 가입자 수 비중은 26.2%였고, 번호이동이 38.9%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10월 기기변경 가입자 비중은 37%, 11월 42.3%를 기록했고, 급기야 지난달엔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며 휴대전화 가입유형의 대세가 됐다.
단통법 이후 소비자는 기기변경과 번호이동에 대한 지원금 차이가 사라졌기 때문에 기기변경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전에 소비자는 이통사를 옮길 때만 높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쓰던 이통사의 익숙함과 포인트 혜택 등을 버리고 불필요하게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통사를 유지한 채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순수 신규 가입한 뒤 원래 쓰던 번호와 맞바꾸는 변칙 기기변경도 횡행했다"며 "이같은 변칙 번호이동 수요가 단통법 이후 순수하게 기기변경으로 옮겨온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통사는 과거에는 번호이동이 자사 가입자 1명 늘리는 동시에 경쟁사 가입자 1명을 빼앗는 '+2' 효과가 있다고 보고 번호이동 경쟁에 주력했다. 가입자 수가 '+1'이 되는 신규는 그 다음, 기기변경은 가입자 효과가 '0'이지만 비용이 더 든다는 측면에서 이 부분에 대한 마케팅을 꺼렸다. 하지만 기기변경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 이통사들은 멤버십을 비롯해 장기가입자 혜택을 올려 가입자를 묶어 두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통사들은 이처럼 기기변경 가입자 증가세를 인정하면서도, 크게 반가운 표정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번호이동에 판매점 장려금(리베이트)과 같은 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기기변경 가입자의 지나친 증가세는 이통사에 비용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박지성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