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ICT·자동차` 부진, 해결책은 없고…

흔들리는 '수출 한국'
환율·신흥국 성장 둔화 주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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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ICT·자동차` 부진, 해결책은 없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올 들어 이어지면서 '수출 한국'의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의 부진은 뼈아프다.

문제는 경직된 노동시장 유연성과 생산성 저하로 우리 산업이 환율과 신흥 수출국의 불확실성 등 대외 여건에 대응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데 있다. 정부가 수출 활성화에 대한 해법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했지만, 노동 경직성과 높은 수출 의존도의 딜레마에 빠진 한국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주요 제조업 수출실적은 올해 들어 계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4개월 연속해서 전년 동기에 비해 줄었다. 특히 그동안 수출 '효자' 역할을 했던 ICT도 줄어 4월 수출액(143억4000만달러)이 작년 같은 달보다 2.7% 감소했고, 특히 휴대폰(4.7%↓)와 디스플레이 패널(6.5%↓), 디지털TV(36.7%↓) 등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자동차 역시 생산과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각각 2.2%와 6% 감소했다. 엔화·유로화 약세 및 원화 강세로 일본과 유럽 완성차 업체와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러시아와 중남미 등의 수출 약세가 어이진 것이 결정타가 되고 있다.

그 결과 전체 수출 규모에서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로 올해 3월 수출은 495억7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감소했다. 수출 부진은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연결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5곳 중 10곳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특히 삼성SDI(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치, -77.09%)와 삼성중공업(-74.78%), 삼성물산(-66.83%), 삼성엔지니어링(-18.70%)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부진이 뼈아프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내수 성장에도 불구하고 환율 등의 영향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해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21.5%나 줄었다. 국내 조선업계 대표주자인 현대중공업은 해외 수주량 급감 등으로 1분기 192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의 경우 해외 자원투자의 선방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로 영업이익은 선방했지만, 해외 철강 시황 부진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 줄었다. 이 같은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환율과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등이 꼽힌다. 실제 4월 말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가 약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2012년까지만 해도 100엔당 1500원대였으나 아베노믹스 이후 거의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 같은 대외 여건보다 쉽게 흔들리는 국내 산업의 구조적인 체력 저하를 근본적인 문제로 꼽고 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생산성 저하, 기술기반 산업 경쟁력 부족, 높은 수출 의존도 등의 경제구조로 인해 대외 환경에 쉽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수출 감소세가) 세계적인 교역량 감소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우리 수출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를 면밀히 점검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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