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분자 내 다양한 전자궤도를 초고속·초정밀로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학반응의 과정과 원리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초강력레이저과학연구단은 분자 내 존재하는 전자가 도는 다양한 궤도를 펨토초 레이저(1000조분의 1초)를 이용해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펨토초 시간 단위에서 발생하는 분자의 운동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펨토초 레이저를 활용해 고차조화파를 만들었다. 고차조화파는 원자나 분자가 강력한 레이저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빛이다.
펨토초 레이저를 통해 발생시킨 고차조화파를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이 시간대별로 분자 내 다중 전자궤도의 변화를 관측했다. 지금까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전자궤도 연구는 단색 레이저 펄스의 편광방향을 따라 분자 내 존재하는 전자궤도를 1차원적으로 관측하는 연구에 머물러 왔다. 이 방법은 다중 전자궤도로부터 발생하는 신호를 분해할 수 없어 특정 전자 궤도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수직으로 편광된 2파장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분자의 다중 전자궤도에서 발생하는 고차조화파의 신호를 분해 관측하는 '2차원 고차조화파 분광법'을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4월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남창희 단장은 "이 기술은 기존 고차조화파 분광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성과"라며 "분자 내 존재하는 전자의 다중 궤도를 관측할 수 있어 화학반응 과정을 초고속·초정밀로 분석함으로써 초고속 분자물리학 분야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IBS 초강력레이저과학연구단과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연구팀이 공동 수행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