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통공룡’ 소프트뱅크, 한국 진출 타진 왜?

기술도입·이용확산 빨라 최적 테스트베드… 제4이통 투자논의 물밑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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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가 우리나라 제4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정의 회장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일본 이동통신 시장에서 공격적 인수·합병과 파격 전략으로 매출에서 일본 1위 이통사 NTT도코모를 제쳤고, 세계적으론 3위 이동통신 사업자로 성장했다. 소프트뱅크에게 한국 시장은 작지만, 앞으로 다가올 5세대(G) 통신시장을 대비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소비자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전략적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한국에 진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최근 제4 이동통신 사업을 준비하는 3~4개 국내 기업과 협력을 위해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고 해서 당장 제4 이통사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기간통신사업 허가를 얻을 수 없으며, 최대 보유 지분은 49%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심사 과정에서 자본 신뢰성과 건전성 문제로 7번이나 선정이 무산된 것에 비춰보면,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소프트뱅크가 2대 주주 지위만 확보해도 해당 사업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가 국내서 직접 이통사를 운영하긴 어렵지만, 주요 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와 제휴할 경우 재무 건전성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제4 이통에 관심이 있는 국내 K컨소시엄, S사 등 3~4개 기업이 치열한 물밑 접촉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이통시장은 규제 장벽이 높고 시장규모가 작아 이점이 적어 보이지만, 손정의 회장이 승부를 걸어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외국계 장비업체 임원은 "한국 이통 시장의 까다로운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장비·단말 업체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아주 많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반드시 교두보로 삼으려는 시장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손 회장이 한국 이통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일본 이통 시장 대신, 가장 미래 기술 도입이 빠르고 소비자 이용 확산이 빠른 한국에서 차세대 이통 서비스를 시험해보고,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나라 이통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3국 통신시장을 연결하고, 나아가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손 회장의 포부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일본과 미국에서 LTE-시분할(TDD) 이통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한·미·일을 잇는 LTE-TDD 벨트 조성에 적극적이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1위 휴대전화 유통업체인 브라이트코브와 세계 전자상거래 1위인 중국 알리바바, 세계 모바일게임 1위 슈퍼셀 등 거대 ICT 기업을 다수 거느리고 있다. 세계 네트워크 망을 넓히고, 여기에 단말기와 콘텐츠 등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창출해 세계적인 ICT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손 회장은 "정보혁명으로 세계를 행복하게"라는 모토로 이동통신, 정보통신기술(ICT) 유통, 에너지, 인터넷 등 4대 사업 분야에서 세계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유통기업이던 회사는 지난 2004년 일본의 제4 이통사인 재팬 텔레콤을 인수한 데 이어, 2006년에는 일본 3위 이통사인 보다폰 재팬을 인수했다. 그동안 이통사들이 외면했던 젊은 층을 주 공략대상 삼아 아이폰을 출시하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 2013년 매출 6조6000억엔(약 60조원)을 기록하며 4조4000억엔의 NTT도코모를 제치고 일본 매출 1위 이통사로 올라섰다.

또 같은 해 미국 3위 이통사인 스프린트를 216억달러(약 24조원)에 인수했고, 스프린트가 인수를 진행하던 미국 7위 이통사 클리어와이어까지 손에 넣었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매출 기준 세계 3위의 이통사로 성장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미국 4위 이통사 티모바일까지도 인수하려고 했으나, 미 당국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의 세계 이동통신, ICT 시장 확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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