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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국정 BI,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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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국정 BI,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가
이규화 경제담당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와병이 생각보다 길어져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건강은 그가 판단해야 하는 위중한 사안들을 감안할 때 가벼이 볼 게 아니다. 게다가 최근 외교·국방, 경제, 사회 다방면에 걸쳐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대통령도 인간인 만큼 집중력 감소와 이완, 건강상태에 대비하기 위해 시스템의 도움이 필요하다. 국정을 시각화해 볼 수 있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Business Intelligence)가 도입돼야 한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유독 성과를 당부하는 모습을 보면 BI가 구축돼 있지 않거나, 있다 해도 활용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 같다. BI가 원활하게 가동된다면 국무회의는 성과 파악이 아니라 원인 분석과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BI란 기업 활동에서 수집 저장 분석 유통되는 데이터를 정리정돈 해 의사결정자가 최적의 결정을 하게 함으로써 이익창출을 극대화하는 정보체계를 말한다. 외환위기 직후 국내 기업들에 본격적으로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BI는 기업경영활동의 최상위 경영관리시스템으로서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한마디로 BI는 최고 의사결정자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하는 통합정보시스템이다. 이를 청와대에 적용하면 바로 국정 BI가 된다. 현재 '온나라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는 행정업무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위한 지원시스템이지, 대통령이 국정을 한눈에 통할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이를테면, 지휘·통제·정보·컴퓨팅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통합전투력을 극대화한 지휘통제통신컴퓨팅체계(C4I) 같은 리더의 적극적인 행동 개입 시스템이 필요하다.

BI는 대시보드(상황판)라는 유저인터페이스(UI)를 통해 모든 정보가 시각화된다. 상황이 동적 통계 그래프와 수치로 제시된다. 외교국방 경제 과학 교육 문화 체육 등 국정 각 분야의 계획 대비 집행상황이 실시간 시각화돼 나타난다. 현황을 실시간 일목요연하게 표현하고 구조화해 보여줌으로써 원인파악과 대처방안 결정, 행동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줄이고 오판을 최소화한다. 데이터 생성 말단에서 최고의사결정자까지 시스템에 접속돼 있다. 대통령과 현장이 한 공간에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가령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문제를 보자. 국정 BI에는 가계부채 증가액이 실시간 (일 기준) 집계된다. 관련 항목을 클릭하면 수치가 나온다. 가계부채액 보다 깊은 함의가 있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알고 싶으면 바로 옆에 있는 항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이 항목은 기획재정부가 월별, 분기별 추산하는 가계 소득증가분과 연계돼 실시간 계산돼 제시된다. 좀더 들여다보고 싶으면 마우스를 클릭해 담당 국장이나 과장이 달아놓은 설명을 볼 수 있다. 규제개혁의 성과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철폐하기로 했던 규제가 사라졌는지, 그대로 있다면 담당자는 누구고 그 이유는 무언지 알 수 있다. 대통령이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정책 집행 속도가 빨라진다.
국방과 방위사업의 정물(情物)일치 여부도 드러난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어디에 몇 대 배치돼 있고 유지보수와 성능개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장병들이 오늘 어떤 식단으로 식사를 했고 그 식단의 영양소와 열량은 얼마나 되는 지도 살필 수 있다(혹, 대통령이 클릭 몇 번으로 이런 사항을 열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면, 담당자들은 심각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전방 GOP의 실황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우리의 ICT 수준과 국가역량, 안보의 중요성으로 볼 때 기 구축된 군 C4I와 국정 BI는 연동돼야 마땅하다.

박 대통령은 비대면 보고를 선호하고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한다고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업무스타일 상 정보를 깊이 파고드는 BI의 온라인 드릴다운(drill-down)식 국정 관리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BI는 전 조직원이 단일 계획 아래 같은 가치와 행동을 요구한다는 점에서도 국정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다. 대통령은 국정과 단 일각의 단절도 없어야 한다. 국정도 비즈니스다. 청와대에 BI가 구축돼 제대로 가동돼야 하는 이유다.

이규화 경제담당 선임기자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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