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문제·미 금리 인상이 변수… 전문가 '시장전망 불투명' 분석
한동안 주춤하던 인도 관련 투자 상품이 속속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환율 문제와 미국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산적해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28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인도채권펀드'를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인도 최대 자산운용사 '릴라이언스 캐피털'과의 제휴를 맺고 '인도중소형주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2월 NH-CA자산운용이 'NH-CA올셋(Allset) 아문디인도 (주식-재간접) 클래스A',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연금저축인디아업종대표자1(주식) 종류C' 펀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한국투자증권이 5000만원 이상 가입자 대상으로 인도채권신탁 상품을 내놓는 등 금융투자업계에 인도 시장 투자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이 같은 금융투자업계의 움직임은 최근 인도시장이 안정적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 인도는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전망에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자금이 이탈, 루피화 폭락 사태를 겪었다. 대규모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인도 기피 심리를 드러냈고 유안타증권 등 일부 사업자는 올 들어 인도채권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모디노믹스에 대한 기대감, 유가 하락, 유동성 확대 등의 호재를 만나 인도 증시는 급상승세를 탔다. 인도펀드는 지난해 평균 수익률 56.52%를 기록했고, 연초까지도 수익률 8%대를 기록해 해외 자금을 빨아들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인도 경제가 지난해 8월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고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7.5%로 전망하는 등 긍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인도는 8%대의 공공기관 채권 수익률과 지속적인 금리 인하,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으로 올해 60억 달러의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등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으며 저금리 시대에 새로운 투자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적잖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환율 문제와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변수에 주목하며 인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인도 시장은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27일 기준 센섹스지수가 1% 가량 하락,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고 거래량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에너지, 내구소비재, 제약, 은행, 이동통신 관련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이 연속 순매도세를 유지한 것도 악재로 분석된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여력과 잠재력은 있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의 자본이 이탈할 우려가 있다"며 "대규모 자본 이탈을 투자자들이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지적했다.
또 최진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모디노믹스 출범 이래 정책 기대감이 커졌지만 최근 재무장관의 외국인 과세 소급적용 정책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어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이나 펀더멘털은 남아있지만 지난해 증시가 많이 상승해 있어서 올해 추가상승 여력은 10% 정도로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어 최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형 펀드의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하며 환헤지 측면에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