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기업 투체, 지문으로 카드없이 결제… 부정사용 여지 적어
국내에서 상용화되지 않은 지문인식 결제가 스페인에서는 이미 닻을 올렸다. 지문을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에 두 개의 지문을 갖다 대면 이를 인식, 미리 등록해놓은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물건을 사기 위해 카드를 꺼내거나 별도의 ID카드를 제시할 필요없이 손가락만 있으면 된다. 인식된 두 개의 지문은 코드로 조합돼 어떤 서버나 단말기에도 저장되지 않고 오직 일회성으로 사용된다.
28일 스페인 결제시장에 따르면 스페인 핀테크 기업인 투체(TOUCHE)는 두 개의 지문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호텔 등 일부 가맹점에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가맹점이 소지하고 있는 지문인식 단말기에서 지문과 계좌를 최초 1회 등록하면 신용카드나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고도 결제가 가능하다. 이용자의 고유한 지문을 통해 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추가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지 않으며, 불법복제로 인한 부정 사용의 여지가 매우 적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투체는 2세대 지문인식 단말기 모델을 개발 중이다. 자비에르 페소 개발담당은 "신형 지문인식 단말기는 상위 전면을 사인패드로 확장했고 7인치 무선 단말기에서 이용자가 최초 지문등록을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현재 디자인은 끝내고 막바지 기술 개발 중인데 3개월 후에는 모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개의 지문을 고집하는 것은 보안성과 관련이 있다는 게 투체 측의 설명이다. 사바 생클레어 그룹 최고경영인(CEO)은 "지문이 찍히는 게 아니라 두 개의 지문을 조합해 코드를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이 지문이 저장되지 않는다"며 "이 코드를 다시 지문으로 환원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문인식 결제의 수익모델은 가맹점 사업이다. 투체는 가입 가맹점에 지문 인식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대신 가맹점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 가맹점은 이 지문 인식 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빠른 결제를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체 프로모션을 만들어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호텔에서 단골 손님에게 30%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싶을 때 즉석에서 이벤트를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고객들은 따로 프로모션 참여를 신청하거나 쿠폰을 조회할 필요없이 지문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할인가에 결제를 할 수 있다.
자비에르 페소 개발 담당은 "이러한 마케팅 방법은 가맹점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카드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또 개별 멤버십을 만들지 않아도 오직 지문인식 만으로도 고객의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바르셀로나)=박소영기자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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