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형 퇴직연금 관심 커져 근로자가 자산운용 참여
개인의 투자능력 향상이 기업에도 도움되는 현실
체계적 연금투자교육 등 기업들도 의무 다해야
개인의 투자능력 향상이 기업에도 도움되는 현실
체계적 연금투자교육 등 기업들도 의무 다해야
![[시론] 연금투자 교육 어떻게 할까](http://contents.dt.co.kr/images/201504/2015042402102351607001[1].jpg "[시론] 연금투자 교육 어떻게 할까")
퇴직연금의 두 가지 형태인 DB(회사책임)형과 DC(근로자책임)형 중 DC형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적립금 비율로는 DC형이 29.5%에 지나지 않았지만 가입자수 비율로는 41.2%로 늘어났다. DB형연금의 주요 편입상품인 예금금리 하락과 연금부채 규모가 커지는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여 DC형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 이내에 적립금 비율로도 DC형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렇게 DC형 퇴직연금의 비중이 늘어날 경우, 기업은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연금투자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DC형연금은 본래 기업이 져야 할 연금자산 운용리스크를 근로자들에게 전가하는 제도이다.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또 하고 싶던 하고 싶지 않던 관계없이 자산운용에 참여해야만 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투자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투자능력 부족에 따른 운용실패로 근로자의 노후빈곤화 문제가 발생하거나, 근로자들 사이에 운용수익률 차이가 커서 새로운 불공평이 조성되고, 이것이 연금제도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DC형 퇴직연금제도 성공의 열쇠라고 할 수 있는 연금투자교육은 어떻게 실시해야 할 것인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장기투자, 분산투자,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와 같은 투자지식에 관한 교육이다. 구미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은 학교교육에서도, 사회교육에서도 투자지식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또, DC형연금 자산운용을 하는 데는 투자지식만 가지고는 안된다. 구체적인 행동을 결단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지식과 실행능력을 합하여 투자능력이라고 하는데 현재로서는 근로자들의 투자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DC형을 도입한 기업은 적어도 운용을 잘못한 책임이 근로자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 교육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경영층은 개개인의 투자능력 향상이 근로자 개인 뿐 아니라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DC형 퇴직연금은 근로자들의 노후설계에 대한 인식을 바꿀 뿐 아니라 투자의식을 각성시켜 경제를 보는 눈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능력은 투자지식과 실행력을 모두 갖춰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투자지식 자체는 영어나 수학 공부하듯이 일단 지식으로 배워야 한다. 그런데 100명이 영어, 수학을 배웠다고 다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투자지식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적성에 안맞는 사람, 지식이 없는 사람을 위한 상품준비도 해야 한다. 또, 지식이 있다고 반드시 투자에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지식이 있어도 플러스알파 요인이 없으면 선뜻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을 행동하게 하려면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전문가를 만나 직접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그 한 방법이다.
다음으로, 투자지식 못지않게 중요한 교육은 펀드투자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DC형 연금투자는 결국 펀드에 적립식으로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펀드에 대해 강한 불신감·혐오감을 갖고 있는 근로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 동안 펀드투자에서 손해를 본 경험 때문에 '펀드는 믿을 수 없다' '펀드는 도박이다' '너무 어려워서 나하고는 관계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펀드투자의 역사가 긴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펀드투자에서 성공체험을 한 근로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연금투자교육을 하기에는 최악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기업은 근로자들에게 연금투자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이 DC형 연금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에게 관심과 흥미를 갖도록 하는 일이다. 바꾸어 말하면, 연금투자교육의 관건은 무관심층을 어떻게 끌어들이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관심만 갖도록 하면 정보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내버려둬도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들에게 국민연금과 자사의 퇴직연금제도를 철저히 이해시키고, 투자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어느 때는 건전한 위기감을 부추길 필요도 있다. 관심을 갖고 공부하지 않으면 큰 일 난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창희 트로스톤연금교육표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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