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스티브 잡스가 수학에서 발견한 것](http://contents.dt.co.kr/images/201504/2015042202102351607002[1].jpg "[DT광장] 스티브 잡스가 수학에서 발견한 것")
OECD가 3년마다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2012년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학업성취도는 OECD 34개국 중 1위였다. 하지만 수학에 대한 흥미도는 58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아이스크림 홈런 초등학습연구소의 초등학생 설문결과에서도 10명 중 6명은 학습 과목 중 수학이 가장 어렵다는 대답을 했다. 수학이 어렵고, 수학 공부를 하기는 싫지만 억지로 공부해서 성적은 좋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자)가 생겨나는 우리나라의 현실. 수학에 접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수학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복잡한 수식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 수학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과정은 뒤로한 채 오로지 맞고, 틀리고 만을 따져 문제집만 반복해서 풀다 보면 수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수학의 본질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으며, 숫자에 들어있는 원리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석하는 합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세상 모든 상황에 수학적 개념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수학의 원리를 활용해보며 수학을 즐기게 되는 순간, 우리나라에도 또 다른 애플이 탄생하고 한국판 '토이 스토리'가 나오게 될 것이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를 인수해 1995년 '토이 스토리'를 내놓았다. 그가 애플의 CEO로 돌아와 아이팟,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토이 스토리'의 대성공이 밑거름이 되었다. 잡스가 '토이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수학자들을 대거 채용했고, 치밀한 수학 공식을 적용해 '토이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잡스가 고용한 수학자들은 기존의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 대신에 기하학을 이용해 작가들의 그림을 수식으로 변환한 후, 수식을 미분해 변화량을 예측해서 선이 끊어지지 않고 선명한 그림이 완성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이러한 시도는 수학이 단순히 문제집 속 학문이 아닌 실생활에 살아 숨 쉬고, 실생활을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는 학문임을 알려주는 좋은 예시다.
그렇다면 '토이 스토리'의 사례에서 출발해 '수학은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해보자. 먼저 수학은 단순히 점수를 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닌 응용 사고를 하기 위한 기초적 원리를 배우는 학문임을 알아야 한다. 사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미적분 문제를 풀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적분 등과 같은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있으면 IT, 영화, 경제 등 다른 분야에 적용해 새로운 기술, 제품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토이 스토리뿐 아니라 정교한 검색 엔진, LTE 등이 수학의 원리가 다른 산업에 결합된 예이다. 수학은 이제 점점 융합 사회로 바뀌어가는 현실에서 기초학문을 넘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는 학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추어 수학 교과과정도 달라지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서도 융합적 관점에서의 교육이 강화되고 있고, 수학 또한 마찬가지이다. 스토리텔링과 창의 수학이라는 개념이 반영되었고, 공식과 문제풀이 위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실생활 사례가 예시로 제시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이젠 수학 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수학의 원리와 문장의 독해력, 과학적 사고력까지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교육의 흐름이 그러하다. 우리는 달라지는 수학의 흐름에서 '수학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이젠 단순히 수를 넣어 값을 산출해내는 방법만으로는 수학 교육의 답을 찾을 수 없다.
어떻게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답은 결국 교육을 받는 현 세대의 방식과 교육의 흐름 사이의 교집합을 찾는 일일 것이다. 이젠 수의 감각을 익힐 때부터 기존 방식을 탈피해서 세대와 친숙한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교육해야 한다. 수학의 원리를 설명하는 영상, 연산 훈련을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은 수학과 미디어, 수학과 IT가 결합된 콘텐츠로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다양한 분야에 결합된 수학적 원리를 경험해 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이 시대에 필요한 수학 학습은 수학의 원리에 기반한 응용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형순 아이스크림 홈런 초등학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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