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회 뿌리깊은 미 추종의식 돌파… 삼성로고 지우고 ‘갤럭시’부각
삼성전자가 '삼성'이라는 브랜드 로고를 지우고, '갤럭시S6'를 일본 시장에 출시한 까닭에 업계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혐한 기류를 고려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더 깊은 이면에는 미국을 추종하고 아시아를 한 수 아래로 보는 일본의 '맥아더신드롬'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2차대전 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맥아더 장군이 사회시스템을 미국식으로 개혁하면서 '맥아더신드롬'이 생기게 됐다.
19일 업계와 외신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3일 전략 제품인 갤럭시S6·S6엣지를 일본에 출시하며, '삼성' 로고를 지운 채 '갤럭시' 로고만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삼성이란 이름을 지우면서까지, 자존심을 버리고 일본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삼성브랜드는 인터브랜드 조사결과 세계 7위, 45억 달러(약 5조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일본에서 만큼은 여의치 않아 고민해왔다. 삼성TV 와 현대자동차 역시 일본시장에서 만큼은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회사는 일본 휴대전화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갤럭시 스마트폰 부진을 털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짰다. 회사는 지난 2010년 갤럭시S를 처음 출시할 당시만 해도 일본 1위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전폭적 지원과 한류 바람을 타고 처음으로 소니를 제치고 일본 시장 1위에 올라섰다. NTT도코모는 당시 아이폰을 앞세운 소프트뱅크의 추격을 방어할 전략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택했다. 소니 스마트폰은 성능과 품질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NTT도코모가 2013년 아이폰 대열에 합류하고 일본 내 과거사 문제로 혐한 바람이 분 이후에는 존재감을 상실했다. 시장조사업체 BCN의 주간 일본 스마트폰 판매 순위에 따르면 갤럭시S5는 지난 8~14일까지 판매 순위 48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5.6%(5위)로, 40.8%를 기록한 1위 애플에 한참 뒤처졌다.
네이버가 네이버 대신 '라인'을 내세워 일본 메신저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또 이번에는 일본 시장을 다시 탈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며, 갤럭시S6 매장 인력을 4배로 늘리며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박용구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네이버 메신저 '라인'은 네이버라는 한국 회사의 이름을 철저히 가리고 일본에서 성공한 사례"라며 "삼성도 이런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용어: 맥아더 신드롬=일본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맞고 미국에 패배한 1945년부터 1952년까지 7년간 맥아더 장군의 미군정 점령기를 겪으며 '맥아더 신드롬'이 발생했다. 맥아더 장군은 모든 사회체제를 미국식으로 뜯어고친다. 원폭에 대한 두려움과 미국식 사회체제의 합리성은 일본인 무의식에 미국에 대한 두려움과 존경이라는 이중적 감정을 뿌리 깊게 각인했다.
▶박지성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