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법률 국회 계류중
업계, 정치권 관심 호소
업계, 정치권 관심 호소
'카톡 검열' 논란 6개월
지난해 국내 인터넷 업계를 뒤흔든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발생한 지 6개월이 흘렀다.
인터넷 업계는 최근 검찰의 영장 발부와 개인 통신자료 요청에 대한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법률이 디지털 시대를 쫓아가지 못한다며 압수수색 영장 발부와 관련한 법률 개정안을 앞다퉈 내놓던 정치권은 감감무소식이다. 관심이 사라졌다. 정치권에서 내놓은 법안들은 현재 모두 국회 계류 중이다. 인터넷 업계는 정치권에서 적극 나서 현행 법률 체계를 바꿔줘야 이용자 보호책이 힘을 받을 수 있다며, 정치권의 관심을 호소했다.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카카오톡 검열' 논란 이후, 압수수색 영장 등 수사와 관련해 국회의원이 발의했던 주요 법안 개정안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지난해 사이버 검열 논란은 단순히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한정을 지은 사안이 아니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인터넷 업계에 그동안 만연했던 압수수색 영장 발부의 문제점이 핵심이었다.
특히 수사 대상이 된 이에게 압수수색 사실을 뒤늦게 통보하거나(사후통지제도), 압수수색 영장 대상과 관계없는 제3자 정보까지 모두 가져가는(포괄 압수수사) 방식은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당시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한 의원들은 법률 개정안을 대거 발의했다.
임수경 의원과 정청래 의원은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받은 경우에 대상이 된 이용자에 일정 기한 내 서면으로 알리거나(전기통신사업법), 가입자에게 수사기관 집행 내역을 통지토록 하는(통신비밀보호법)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장병완 의원은 수사 과정에서 무관한 제3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경우 집행 사실을 통지하도록 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외에도 압수수색과 내용을 명확히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6개가 넘는 관련 개정 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 모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을 만들 때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빨리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논의 자체가 묻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이 흐지부지하는 사이, 인터넷 업계는 적극적으로 이용자 보호에 나서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범죄혐의와 무관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된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만들어 운영할 뜻을 밝혔다. 다음카카오 역시 수사기관 자료제공 요청 통계를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외국에선 이미 적극적이다. 애플은 정부기관으로부터 정보 요구가 있으면, 즉시 이를 해당 이용자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구글 역시 영장 청구 내용이 모호할 경우에는 영장을 반송하고 있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국내 인터넷 기업이 최근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에 앞장서고 있지만, 법안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지난해 국회에서 이미 많이 공론화했고, 법률 개정 추진을 약속했던 만큼 국회가 책임 있게 마무리 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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