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EMP 위협` 민간분야도 예외 아니다

핵 자체 파괴력보다 전자망 마비 위협 심각
강력한 전자기적 충격파는 모든 전자장비 교란시켜
국방 뿐 아니라 민간서도 대비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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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4-1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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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EMP 위협` 민간분야도 예외 아니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는 반도체, 센서 등의 전자부품이 전자 회로에 연결되어 있는데 강한 전자기 펄스(EMP: electromagnetic pulse)에 매우 취약하다. EMP란 전자 장비를 파괴시킬 정도의 강력한 전기장과 자기장을 지닌 순간적인 전자기적 충격파로서 펄스의 지속 시간은 수십 나노초 내외로 매우 짧다.

EMP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핵실험 결과 엉뚱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 원인이 EMP인 것으로 밝혀진 이후이다. 그 사례는 미국이 1962년 7월 태평양 존스턴 에톨 상공 400㎞에서 핵실험을 위해 300kt급 핵을 고공 폭발시킨 결과, 1445㎞이나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전기 및 전자장비 피해로 교통신호등의 비정상 작동, 가로등 소등, 라디오 방송 중단, 통신망 두절이 일어났을 뿐만 아니라 전력회로 차단기와 도난 경보기가 오작동 되었고 4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지하 케이블 등도 손상됐다. 당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으나 그 후에 이러한 현상이 전자기펄스의 영향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과 핵전문가 피터 프라이 박사가 월스트리저널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핵 자체의 파괴력보다 전자망을 마비시키는 EMP 효과가 더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핵폭탄과 달리 시각적인 피해는 적지만, 어떻게 보면 핵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준다. 의료기기가 모두 멈추고, 움직이는 이동수단(차, 기차, 배, 비행기)이 모두 서게 되는 등 핵보다 피해범위가 더 크다. 007 시리즈에서도 EMP를 써서 은행의 데이터를 증발시켜 혼란을 일으키려는 악당이 등장한다. 윌리엄 포르스첸의 소설 '1초 후'는 실체가 불분명한 테러집단이 화물선에서 성층권으로 핵을 쏴 미국 전체에 EMP 공격을 한다는 내용이다. 끝내 미국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 무정부 상태로 되며 3천만 명만 겨우 살아남는다. EMP가 모든 전기 장비를 못 쓰게 하여 생활권이 붕괴된다. 소설 같은 얘기로 들리지만 바로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EMP에 대한 방호는 고출력전자기파 특성을 고려하여 매체에 의해 전달되는 전도성 피해와 공기 중에 전파형태로 전달되는 복사성 피해를 고려하여 방호설비를 하게 된다. 이를 위한 EMP 방호설비는 EMP 차폐(Shielding)와 접지(Grounding), 여과장치(Filtering)로 이루어진다. 현재 EMP 차폐 기술이 상당히 발전하여 전기장 펄스는 100% 차단이 가능하며, 자기장 펄스는 -100dB 이상 감쇠할 차폐 재료들이 있다. 방호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해주는 회사도 있다. 가정집이나 건물에 대해 EMP방호 시공을 해준다.

2013년 4월 미래창조과학부는 국가마비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전력, 통신 등 주요민간시설에 대한 EMP 방호설비를 유도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EMP방호설비는 국방분야를 포함하여, 민간 등 국가 주요 기간시설 중 정보통신설비가 설치되어 운영 중인 곳은 EMP 방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이것은 단순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적인 사항으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EMP 제조 기술이 많이 발전되어 특정 테러 집단이나 일반인도 손쉽게 확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MP탄이 무인항공기나 드론에 의해 운반된다면 엄청난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국방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야할 것이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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