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7400만원 … '예산 0원' 절반이상
기초지자체·지방공기업·교육기관 '열악'
고유식별정보 전면암호화 규정준수 차질
기초지자체·지방공기업·교육기관 '열악'
고유식별정보 전면암호화 규정준수 차질
1억400만건의 신용카드 정보유출 등 사고가 극심했던 2014년, 정작 정부 공공기관은 오히려 개인정보보호 예산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예산은 연 평균 7400만원에 불과했으며 예산을 아예 편성하지 않은 기관도 절반 이상이었다.
1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이 오히려 2013년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1억400만건의 신용카드 정보유출과 1000만건이 넘는 통신 가입자 정보 유출 등 민간 분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발생한 한해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관세청 등 중앙부처 및 공기업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하고 유출하는 비위 사건도 잇따라 적발됐다. 이에 따라 행정자치부(당시 안전행정부)를 위시해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경찰청 등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범정부 개인정보보호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고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 기관이나 기업에 징벌적 과징금, 법정 손해배상 등의 철퇴를 가하는 한편 개인정보 관리체계 개선 등 법, 제도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데 정작 공공기관은 개인정보 보호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정자치부가 조사한 2014년 공공부문 개인정보보호 관리실태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공공부문의 개인정보보호 예산은 평균 7400만원에 불과했다. 2013년 기관 평균 1억3900만원에서 무려 47%나 감소한 수치다. 정부 공공기관은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와 재산, 의료기록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집중 관리하는 곳이 대다수로, 지난해 개인정보 관련 규정과 보호의무가 크게 강화됐지만 정작 이를 위한 예산은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중앙부처나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중앙부처의 경우 평균 5억4300만원, 광역 지자체는 9억4100만원을 편성·집행했다. 하지만 기초 지자체나 지방 공기업의 경우 열악한 정보보호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기초 지자체의 평균 개인정보보호 예산은 8700만원에 불과했고 지방 공기업은 평균 3600만원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용했다. 공공기관 중 정보보호 예산이 '제로'인 곳은 절반이 넘는 53.4%였다. 초,중,고,대학 등 교육기관의 정보보호 예산은 더욱 형편없었다. 교육기관 평균 개인정보보호 예산은 1100만원에 그쳤다. 예산이 아예 없는 교육기관은 72%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16년부터 적용되는 '고유식별정보(주민등록번호 등)전면 암호화' 의무 규정도 제대로 준수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중앙 부처의 경우 암호화 대상 시스템은 17개 부처 73개 시스템에 달하며 필요 예산은 1123억19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고유식별번호 암호화를 위해 예산을 편성한 중앙부처는 금융위 등 9개 부처의 20개 시스템에 불과하다. 예산은 357억7500만원으로 필요 예산의 31%에 불과했다.
한 정보보호 정책 전문가는 "솔선수범해야 할 정부가 정보보호 예산을 오히려 삭감하고 투자를 미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회전반의 정보보호 수준을 높이고 다양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공부문부터 충분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민간분야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획재정부에서 지난 2012년 예산편성 현황 발표 시 정보보호 예산을 전체 정보화 예산의 8.1%로 확대 편성했다고 강조한 바 있지만, 이듬해부터는 정보보호 예산 비율을 발표한 사례가 없다" 며 "매년 정부예산 발표시 정보보호 예산과 개인정보보호 예산을 분석해 공개하면 예산 감축 등으로 정보보호가 외면받는 일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1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이 오히려 2013년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1억400만건의 신용카드 정보유출과 1000만건이 넘는 통신 가입자 정보 유출 등 민간 분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발생한 한해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관세청 등 중앙부처 및 공기업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하고 유출하는 비위 사건도 잇따라 적발됐다. 이에 따라 행정자치부(당시 안전행정부)를 위시해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경찰청 등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범정부 개인정보보호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고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 기관이나 기업에 징벌적 과징금, 법정 손해배상 등의 철퇴를 가하는 한편 개인정보 관리체계 개선 등 법, 제도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데 정작 공공기관은 개인정보 보호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정자치부가 조사한 2014년 공공부문 개인정보보호 관리실태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공공부문의 개인정보보호 예산은 평균 7400만원에 불과했다. 2013년 기관 평균 1억3900만원에서 무려 47%나 감소한 수치다. 정부 공공기관은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와 재산, 의료기록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집중 관리하는 곳이 대다수로, 지난해 개인정보 관련 규정과 보호의무가 크게 강화됐지만 정작 이를 위한 예산은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중앙부처나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중앙부처의 경우 평균 5억4300만원, 광역 지자체는 9억4100만원을 편성·집행했다. 하지만 기초 지자체나 지방 공기업의 경우 열악한 정보보호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기초 지자체의 평균 개인정보보호 예산은 8700만원에 불과했고 지방 공기업은 평균 3600만원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용했다. 공공기관 중 정보보호 예산이 '제로'인 곳은 절반이 넘는 53.4%였다. 초,중,고,대학 등 교육기관의 정보보호 예산은 더욱 형편없었다. 교육기관 평균 개인정보보호 예산은 1100만원에 그쳤다. 예산이 아예 없는 교육기관은 72%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16년부터 적용되는 '고유식별정보(주민등록번호 등)전면 암호화' 의무 규정도 제대로 준수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중앙 부처의 경우 암호화 대상 시스템은 17개 부처 73개 시스템에 달하며 필요 예산은 1123억19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고유식별번호 암호화를 위해 예산을 편성한 중앙부처는 금융위 등 9개 부처의 20개 시스템에 불과하다. 예산은 357억7500만원으로 필요 예산의 31%에 불과했다.
한 정보보호 정책 전문가는 "솔선수범해야 할 정부가 정보보호 예산을 오히려 삭감하고 투자를 미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회전반의 정보보호 수준을 높이고 다양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공부문부터 충분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민간분야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획재정부에서 지난 2012년 예산편성 현황 발표 시 정보보호 예산을 전체 정보화 예산의 8.1%로 확대 편성했다고 강조한 바 있지만, 이듬해부터는 정보보호 예산 비율을 발표한 사례가 없다" 며 "매년 정부예산 발표시 정보보호 예산과 개인정보보호 예산을 분석해 공개하면 예산 감축 등으로 정보보호가 외면받는 일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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