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국에 ‘스마트톨링’설치… 하이패스 보급률 80%가 관건
고속도로 통행료 결제가 통행권 방식에서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 차량을 달리며 내는 2세대로 진화한 데 이어 차로 구분 없이 특정 구간을 지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3세대로의 진화를 앞두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차세대 하이패스시스템인 '스마트톨링(Smart Tolling)'을 2020년 전국 고속도로에 도입한다는 계획 하에 연내 구체적인 운영방향과 통행료결제시스템 구축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현재 서부산, 퇴계원 영업소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톨링을 올해 서서울·동서울 등 5개 영업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업소·나들목 사라진다=스마트톨링은 무정차 다차로 고속주행 통행료 전자지불시스템으로, 현재의 하이패스를 업그레이드한 개념이다. 하이패스는 영업소에서 시스템이 설치된 제한된 차선으로 일정 속도 이하로 주행해야 요금이 정산되지만 스마트톨링은 영업소나 차선, 속도 등에 제약 받지 않는다. 고속도로에 레이저 감지기, 통신 안테나, 위반차량 촬영장치, 차종분류장치 등으로 구성된 타원형 시설물만 설치하면 하이패스 단말기 장착 차량이나 미장착 차량 모두 요금을 낼 수 있다. 스마트톨링이 도입되면 전통적인 고속도로의 모습도 확 바뀔 전망이다. 영업소 주변 정체가 사라져 한층 속도가 빨라지고, 기존 영업소는 무인화 또는 축소되고 신규 영업소는 만들 필요가 없어져 예산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하이패스단말기를 장착한 차량은 지금과 같이 요금이 자동정산되고, 미장착 차량은 영상장치로 번호판을 인식해 통행료를 자동 청구하게 된다. 도로공사는 스마트톨링의 기술구조와 운영·청구비용 등을 고려할 경우 하이패스 이용률이 최소 80%는 돼야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상장치로 번호판을 인식해 처리해야 하는 차량이 20%를 넘어서면 운영 상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행히 도로공사가 지난해 9월 내놓은 2만원대의 저렴한 단말기 '행복단말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하이패스 이용률은 작년 9월 60%에서 현재 64.5%로 높아졌다. 이는 1월말 기준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 약 2100만대 가운데 절반인 1070만대가 하이패스를 구입하고 64.5%가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3월말 기준 행복단말기 판매(등록)대수는 74만8096대로, 연말까지 1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도공은 하반기부터 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을 대상으로 제2의 행복단말기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
◇'하이패스 이용률 80%' 관건=하이패스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로공사는 주차장이나 주유소에도 하이패스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패스용 카드로 주차비나 주유 비용을 낼 수 있도록 VAN(신용카드부가통신사업자) 등과 수수료 및 결제방식 연구에 착수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통행료 결제용 하이패스 카드를 일반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으면 하이패스 보급과 이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인천공항과 대형 쇼핑몰 주차장 등에서 하이패스로 결제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올해 스마트톨링 정책 방향과 운영방법, 구체적인 시스템 구축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단말기 장착 차량은 요금 할인 등 인센티브를 주고 미장착 차량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등 통행료 지불 방식을 사전에 등록하도록 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톨링에 따른 통행료 후불 고지 비용이 영업소 무인화에 따른 비용 감소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있다.
도공 관계자는 "현재 서부산, 퇴계원 영업소 등에서 운영하는 스마트톨링을 올해 서서울·동서울 등 5개 영업소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2020년 스마트톨링 전면 도입을 목표로 통신 표준화, 운영 정책 등을 단계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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