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대, 위기아닌 기회… 해외 맞춤공략 나서야

국내 규제 심화 등 악재… 수년째 '마이너스 성장'
"메신저플랫폼 의존·중독성 논란 대처 미흡 부메랑"
동아시아 넘어 북미·유럽 겨냥 콘텐츠 개발 힘써야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모바일게임 시대, 위기아닌 기회… 해외 맞춤공략 나서야

■ 게임산업 신성장동력 찾아라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던 게임산업이 수년째 성장통을 앓고 있다.

내수 시장 기준, 지난 2013년엔 9조7198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0.3% 하락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초의 역성장이다. 2008년 마이너스 성장은 '바다이야기' 사태로 아케이드 게임 업종이 붕괴했기 때문에 벌어진 '사고'였다. 이 해를 제외하면 연 평균 10%가 넘는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4년엔 2% 가량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외산게임 점유율 급증과 게임 업체 실질 이익율 저하를 고려하면,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같은 저성장 시대를 불러온 원인이 무엇인지,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분분하다.

근본적 원인으론 게임산업 중심이 모바일로 급속히 옮겨간 이른바 '모바일 시프트'가 첫 손으로 꼽힌다. 온라인 게임은 콘텐츠 판매 매출 중 6% 정도에 달하는 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을 개발사와 배급사가 나눠 가진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은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운영체제(OS) 사업자가 30%를 우선 가져가는 등 수익 분배구조가 다르다. 모바일 게임 생태계가 메신저 플랫폼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사업자도 수익의 21%를 가져간다. 여기에 개발사가 배급사를 끼고 콘텐츠를 유통할 경우 실제 수익은 24.5%에 그친다.

이같은 게임 생태계를 두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게임사가 모바일 게임 시대를 맞아 소작농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이 시장 규모를 폭발적으로 확대할 당시에는 이같은 불만이 크게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애니팡2' 이후에는 이른바 '소셜그래프'(메신저 지인 추천으로 게임 등 콘텐츠 이용이 확산하는 것)가 제대로 작동하는 게임이 흔치 않다.

해외 시장에서 출구를 모색하는 것도 쉽지 않다. 카카오 플랫폼 영향으로 게임사들이 소셜그래프에 의존해 게임을 만드는 경향이 짙어졌고, 이는 카카오나 라인 등 한국 메신저 플랫폼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해외 지역에 국산 게임이 진출하는데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업계가 2011년 전후 강제 셧다운제(밤 12시 이후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것)로 홍역을 앓은데 이어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며, 이 또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생겼다. 최근 정우택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이용자가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기 전 획득 가능 아이템 종류와 구성 비율, 획득 확률 등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정 의원은 "대법원은 베팅과 우연성, 보상의 환전 가능성 등이 충족되면 사행성 게임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했는데, 확률형 아이템은 획득을 위한 베팅과 우연에 따른 획득 결과라는 요소를 충족하고 있고, 아이템을 이용자 간 거래나 중개 거래 사이트를 통해 현금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확률형 아이템이 사행성 게임물을 규정하는 요소를 모두 충족하고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게임산업이 급속한 팽창을 거듭하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데, 이같은 성장통에는 게임업계가 그간 사회와 소통하며 중독성 논란 등에 적극 대처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셧다운제는 이 때문에 도입됐고, 이후 게임 업계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주력, 이른바 '독한' 상용화를 진행한 것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게임사들이 '결자해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그래프나 확률형 아이템, 자동전투 등 동아시아 시장에서 친숙한 모델에 머물지 않고, 북미·유럽 등 게임시장 본산에 먹힐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보급에 힘써야 한다"며 "카카오도 게임 플랫폼이 이전처럼 콘텐츠 보급 확산 효과를 주지 못하는 만큼, 수수료 비중을 일부 조정하는 등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논란은 업계가 오는 6월부터 시행할 자율규제안을 통해 그 '진정성'을 입증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업계가 준비 중인 자율규제안은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 종류를 이용자가 구입하기 전 미리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아이템을 조합해 더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아이템이 없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사전에 공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얻은 결과물은 소멸하지 않아야 하며, 아이템 구매 가격보다 현저히 가치가 떨어지는 아이템이 나와선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게임은 우연 요소를 담아 진행하며, 그 우연을 통해 좋은 성과물을 얻을 가능성과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그 확률의 결과 값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라고 말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