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형 가맹점 위주로 확대
하나·비씨카드 영향력 축소 불가피
하나·비씨카드 영향력 축소 불가피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전용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을 추진하면서 유심(USIM)형 모바일카드 진영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페이가 폐쇄형 NFC 단말기를 통해 오프라인 가맹점을 빠르게 확보할 경우 기존 유심칩을 기반으로 한 하나·비씨카드의 플랫폼 영향력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30일 카드 및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출시에 맞춰 앱카드 규격에 최적화된 NFC 단말기를 보급할 예정이다.
한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삼성전자가 보급할 NFC 단말기는 EMV(Europay Mastercard Visa) 규격이 아닌 앱카드만 읽어낼 수 있는 전용 단말기"라며 "EMV 방식의 NFC 단말기보다 가격이 저렴해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EMV 규격의 NFC 단말기가 대당 약 10만원∼20만원대인 반면 앱카드용 NFC 단말기는 3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구상하고 있는 NFC 단말기 보급 대수는 10만∼3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2013년 말 기준 전체 가맹점이 226만개인 것을 감안하면 약 5∼10%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대형가맹점 위주로 NFC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약 300개의 대형 가맹점이 전체 가맹점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대형가맹점 위주로 전략적인 접근을 시행한다면 파급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추후 삼성페이의 확장성에 따라 더 많은 물량의 NFC 단말기 보급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하나·비씨카드 등이 제공하고 있는 기존 유심형 모바일카드는 EMV 규격의 NFC 단말기에서만 작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EMV 규격 NFC 단말기는 약 3만대가 보급된 것으로 집계된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 한 관계자는 "삼성페이 참여를 결정하면서 앱방식과 유심형 모바일카드를 함께 지원하는 '투트랙' 전략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가 공급할 NFC 단말기 규격에 맞춘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하나·비씨카드가 확장성을 위해 본진인 유심형 모바일카드를 두고 불가피한 '외도'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유심형 모바일카드의 오프라인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삼성페이가 한국의 NFC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심칩을 기반으로 한 카드사의 기존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박소영기자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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