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베스트베리 CEO 방한… 점유율 하락에 '차세대 통신' 초점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방한해 국내 이동통신사 고위 관계자들과 최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감원에 시장 점유율 축소 등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에릭슨이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스트베리 에릭슨 CEO는 지난 24일 방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 고위 관계자와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그는 이날 하루 동안 이통 3사 관계자를 각각 만나는 숨 가뿐 일정을 소화한 후 당일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CEO 방한에 대해 에릭슨LG측은 이례적인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에릭슨이 최근 대대적 조직개편에 착수했고, 또 국내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등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동은 에릭슨 CEO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릭슨은 이달 들어 스웨덴 현지 직원 2만여 명 가운데 2200명을 감원했다. 최근에는 아일랜드 1100명 직원 가운데 71명을 감원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비용절감 조치로 분석된다. 에릭슨은 지난해 4분기 42억 크로나(약 545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5% 급감했다. 시장 전망치인 45억6000만 크로나(약 600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국내 사업은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화웨이 등장으로 점유율이 지속 줄어들고 있고, 인력 유출 문제를 겪고 있다. 2조원 이상의 투자가 단행되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사업에서도 에릭슨의 입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에릭슨은 국내 이통사들과 차세대 통신 기술로 협력을 강화, 위기를 타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에릭슨LG는 SK텔레콤과 면허 주파수 대역과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통합하는 롱텀에볼루션(LTE)과 와이파이 공존 기술로 최대 450Mbps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했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FV),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등 차세대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이통 업계와 긴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김유정기자 clickyj@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