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정부 3.0`

서울 자치구청 홈페이지 폐쇄적 운영
'정보수집 허용' 25개구청중 3곳 불과
검색엔진 접근조차 차단 …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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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인 `정부 3.0`

서울시가 정보 개방과 공유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정보를 제공해야 할 구청들은 홈페이지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데이터 개방은 '정부 3.0'의 핵심으로, 누구나 쉽게 공공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실무 선에서 이를 방치, 국민의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2일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가 서울시 구청 25개의 '웹 개방성'을 조사한 결과, 정보 수집을 전체 허용하는 사이트는 3개(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2개 구청 가운데 16개 구청(64%)은 부분적으로 검색을 차단했고, 아예 접근 자체를 막아버리는 사이트도 6개(24%)에 달했다.

연구소는 웹 개방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검색엔진 배제선언' 한 가지 항목에 집중해 조사를 진행했다. 검색엔진 배제선언이란 네이버, 구글 등 검색 사이트에서 관련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해당 사이트 정보 접근을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마포 구청 역사'를 입력하면 네이버나 구글이 마포 구청에 있는 자료를 긁어올 수 없게 차단하는 식이다. 이용자는 직접 구청 사이트에 들어가 일일이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직접 정보를 찾아야 한다. 웹을 개방하고 누구나 정보에 접근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정부 3.0' 취지를 역행하는 것이다. 가장 기본인 검색 엔진 접근조차 차단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25개 서울시 구청 중 강동구청과 관악구청, 동대문구청 등 3곳만 유일하게 검색 엔진의 정보 수집을 전면 허용하고 있다. 강남구청, 강북구청, 강서구청, 광진구청, 구로구청, 노원구청, 도봉구청, 서대문구청, 성동구청, 성북구청, 양천구청, 영등포구청, 용산구청, 종로구청, 중구청, 중랑구청 등 16개 웹사이트는 검색 엔진 접근을 부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천구청, 동작구청, 마포구청, 서초구청, 송파구청, 은평구청 등 6개 구청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전면 차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별 구청에서 검색 엔진을 차단하는 이유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과거 구글 검색 엔진을 열어두면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보안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대다수 공공기관은 네이버나 구글 등 검색 엔진이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뒀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홈페이지에 대한 검색 엔진 접근과 보안 사고는 연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공기관이 하나 둘 웹을 다시 개방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이 같은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기관에 공문을 주기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1월 정부 부처나 지자체, 소속 산하기관에 '각 부처와 지자체에서는 소관 웹사이트에 대해 웹 개방성 개선을 위한 자체 점검을 하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겸 웹발전연구소장은 "정부3.0은 공개되지 않은 정보의 개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정작 웹에 공개된 정보도 제대로 개방하지 않고 있어서 예산 낭비와 함께 국민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다"며 "웹 개방성은 웹 호환성이나 웹 접근성보다 준수하는 게 훨씬 쉽고, 비용은 아주 적게 드는 간단한 작업이다. 준수하지 않을 경우 웹사이트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예산 낭비와 함께 국민 불편이 크기 때문에 신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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