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V낸드 기술력 독보적… 올 점유율 36%로 시장 독식 예고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양산 중인 3D V낸드플래시를 앞세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심상찮은 세몰이를 하고 있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상당해 당분간 서버와 울트라북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우위가 예상된다.
16일 업계 및 WR함브레흐트 애널리포트 등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출시한 12인치 맥북에 삼성전자의 SSD가 단독으로 탑재됐다. 반면 경쟁사인 샌디스크와 도시바 등의 경우 삼성전자에 비해 3D낸드플래시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지 못해 SSD 공급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SSD 용량은 256GB와 512GB로 구성돼 있고 무게는 1㎏ 안쪽이다. 일반적으로 완성품 제조사들은 부품을 한 업체에만 의존하지 않지만 이번 모델에서는 이례적으로 한 회사의 부품을 사용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경쟁사 간 성능 차이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시바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36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준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업계에서 유일하게 32단 TLC(트리플레벨셀) 3D V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48단 3D 제품도 양산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낸드플래시에 같은 나노 공정을 적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면과 3D 간의 성능 차는 이론적으로 쓰기 속도는 2배, 쓰기 횟수는 최대 10배에 이른다. 동일 면적에서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양의 차이 역시 적층 단수만큼 벌어져 무게와 면적, 성능 면에서 3D가 모두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TLC(트리플레벨셀) 기술까지 추가해 성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평면형 낸드플래시가 하나의 셀에 1비트의 데이터만 저장할 수 있다면, TLC는 하나의 셀에 3비트가 들어가 용량을 키울 수 있고 반면 소비전력은 줄어든다.
현재 TLC 양산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도시바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모든 SSD에 TLC V낸드를 탑재하겠다는 전략을 지난해 밝힌 바 있다. 반면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경우 인텔 SSD에 공급하기로 한 TLC 낸드플래시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삼성전자와 경쟁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SSD 시장지배력은 더 공고해 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SSD 시장점유율은 2013년 32%에서 2014년 34%로 늘었고, 올해는 36%로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업계는 최근 서버와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SSD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예상보다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SSD에 탑재되는 SLC(싱글레벨셀)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라지고, 반면 올해 TLC와 3D는 지난해보다 최소 6배 이상 늘어나는 등 시장 주력으로 자리 잡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호황기였던 지난해만큼은 못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와 제조업체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올해는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업체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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