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의원 "정책 관련 의견 더 자유롭게 개진해야" 법 개정안 발의
국회 입법조사처 긍정적 평가
국회 입법조사처 긍정적 평가
공공기관 영역에서도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 확인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난을 받았던 인터넷 실명제가 폐지된 지 3년, 민간 영역을 넘어 공공까지 확산할지 주목된다.
16일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과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인터넷 실명제는 포털 게시판 등 민간 영역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공공기관들이 운영하는 게시판은 여전히 실명제를 유지하고 있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실명제는 2007년 악성댓글 등에 따른 사회적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당시 주요 포털과 언론사 등 150여개에 달하는 사이트에 법이 적용됐다. 법 시행 5년 만인 2012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주민번호가 없는 외국인들의 인터넷 게시판 이용을 어렵게 한다는 이유 등으로 헌법재판소는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8명 전원 찬성이었다.
그러나 당시 위헌 결정은 법률 44조1항에 국한된 것이었다. 이 조항은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민간 인터넷 사이트에 한정한 것으로 공공영역은 논의에서 제외된 것이다.
박남춘 의원실 관계자는 "정책과 관련해 더 자유롭게 의견을 들어야 하는 공공기관들이 인터넷 실명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민들이 자유게시판을 통해 자유롭게 공공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인터넷 실명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남춘 의원실은 최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공영역 인터넷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 조치 조항을 폐지하는 게 골자다.
이 법안이 통과할 경우 국민들은 공공기관 자유게시판에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올릴 전망이다. 일각에선 공공기관 인터넷 게시판에 악성 게시글이 증가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남춘 의원실은 "공공기관 자체적으로 게시글 삭제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 삭제하거나 접근 차단 조치를 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을 검토한 국회 입법조사처 측은 "공공기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면서 국가와 사회 간 소통을 증진 시키고 공공기관 운영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공기관 인터넷 게시판 실명제 폐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공익이 부작용보다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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