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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강국서 교차로마다 신호대기? 왜 이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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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어젠다] 기술수준 높은데 활용은 후진국 수준 못 벗어나
■ 창간 15주년 기획-15대 어젠다
(12) 구시대 얽매인 ITS·공간정보


스마트자동차, 사물인터넷 시대 핵심 플랫폼이자 미래 신산업으로 꼽히는 '스마트 SoC(사회간접자본)' 영역이 정부의 투자 의지와 산업육성 인식 결여로 혁신은 없고 이전투구만 있는 대표적 '레드오션 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ITS(지능형교통시스템)와 공간정보를 대표하는 스마트 SoC 산업은 '최저가'와 '덤'이라는 구시대 유산에 가로막혀 성장은커녕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교통카드, 하이패스, 버스정보시스템 등 국내 ITS 산업은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확보했지만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크게 줄이면서 제한된 공공물량을 놓고 중소업체가 제살깎기식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ITS 사업은 기존 시설 유지관리가 대부분이다.

그마저 품질보다는 가격과 영업력으로 사업자가 선정되는 분위기이다.

국토부가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투자규모가 적고 구체적인 예산계획도 없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진행할 C-ITS 시범사업 예산은 180억원 규모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체들은 품질보다 기업 생존을 걱정하고, 기술개발 투자는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다.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저가에 사업을 수주해도 협상 과정에서 발주처가 덤으로 추가 시설을 요구해 적정한 사업 대가를 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에서 대기업 입찰참여를 제한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연말께는 3년간 국내 사업실적이 없어져 해외 ITS시장 진출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공공사업 참여제한으로 국내 사업을 접고 해외로 나가려고 해도 실적이 없어 사업을 못할 지경"이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해외시장은 글로벌 기업에 다 빼앗기고 국내 시장은 중소기업끼리 최저가를 다투게 돼 결국 업계가 공멸할 것"이라고 밝혔다.

ITS협회 관계자는 "현재 정부기관이 모여 ITS업계가 적정한 사업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품셈을 만들고 원가를 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대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수출지원센터를 열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IT강국을 무색케하는 구시대적인 교통신호시스템도 문제다.

곳곳에서 생산되는 교통 빅데이터만 활용해도 교통신호시스템의 효율성을 크게 높여 차량 소통을 개선할 수 있지만 이를 개선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운전자들은 교차로만 나타나면 여지없이 신호등마다 멈춰 서서 시간과 기름값을 낭비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박원순 시장 취임 후 교통정책이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오세훈 시장이 내놨던 신교통신호시스템 도입 계획이 없었던 일로 돌아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보행자 안전 우선으로 정책이 바뀌어 교통 빅데이터도 어린이·노인 등 교통약자의 안전 강화와 교통사고 줄이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속도로 달릴 경우 멈춤 없이 달릴 수 있는 ITS기술을 도입한 선진국과는 대조적이다.

회전교차로 도입 역시 후진국이다.

신도시를 개발해도 여지없이 신호등 위주의 교통시스템이다.

오죽해야 관련 업계에서는 신호등 사업자와의 먹이사슬 의혹설까지 나올 정도다.

공간정보산업도 ITS와 별반 다르지않다. 공간정보 산업 역시 정부와 공공발주 물량이 절대적이지만 정부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나 일자리 창출효과에관심을 가질 뿐 ICT 융합 신산업에서공간정보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측량ㆍ지적 중심의 국내 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토지시스템 등을 갖추지 않은 후진국이 대상이라 공적개발원조(ODA) 형태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기술력 있는 벤처들이 지난10여년간 잇따라 문을 닫고, 혁신적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창업기업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최윤수 서울시립대 공간정보학과 교수는 "IT와공간정보를 융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을 키워나가야 할 것" 이라고 주문했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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