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칼럼] 데이터센터에 대한 다른 생각](http://contents.dt.co.kr/images/201503/2015031602102251673001[1].jpg "[임윤규 칼럼] 데이터센터에 대한 다른 생각")
골치 거리 처리 방식 중 으뜸은 타인에게 떠넘기기다. 쉽게 넘어가지 않으니, 그럴싸한 구실과 명분을 붙여 포장한다. 떠 넘길 대상을 의미 있는 보석처럼 둔갑시킨다. 바보들이 이를 덥석 문다.
데이터센터 얘기다. 2015년 우린 광속의 유무선 네트워크에 엉켜 데이터 홍수 속에 산다. 빅데이터 첨단 ICT시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센터는 기업의 금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끊임 없이 신설한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그 이면에 파괴적인 악마의 얼굴을 숨겼다.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를 태워 만든 전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깨끗한 건물과 주변의 숲, 굴뚝 없이 그 어떤 오염물질도 내보내지 않는다는 위장막을 치고 있다.
정부부처는 이런 데이터센터를 유치하지 못해 혈안이다. 엉켜있는 부처끼리도 서로 싸운다. 지자체 단체장은 단체장대로, 자신들의 업적을 위해 무리하게 베팅한다. 땅을 무상으로 주고, 싼 전기요금도 제공한다. 각종 세제혜택은 기본이다. 어이가 없다. 그런데도 외국계 기업들은 시큰둥하다. 다른 나라랑 저울질하며 정부부처, 지자체와 '밀당' 한다. MS의 경우 데이터센터 부산 건립 얘기가 나온 지 몇 년 인데 아직도 확정된 게 없다. MS는 다른 나라도 후보지로 검토 중이라고 말을 흘린다. 부산시를 비롯해 산업부나 미래부는 속만 태운다. 참 쓸데없이 허망한 곳에 속 태우고 있다.
MS가 부산에 데이터 센터를 짓는 다면 부산시, 한국은 어떤 혜택을 입을 수 있나.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다. 우리나라에는 등록된 데이터센터 수만 120여개다. 검증된 수치로 2012년 기준, 이들이 쓰는 전력 소모량은 26억 KWh 정도다. 이는 원전 1기가 연간 생산해내는 전력량으로, 충주시가 1년에 사용하는 전력량(28억 KWh)과 맞먹는다.
좋다. 브로드밴드, 유무선 인터넷시대에 전력이야 어차피 데이터센터 유지하려면 필요한 것이니 그렇다 치자. 반대급부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의 목적은 고용창출이나 연관 산업과의 시너지일 테다. 그런데 이게 참 우습다. 데이터센터를 유지하는 데는 그리 많은 사람이 필요치 않다. 우리 기업인 LG CNS 부산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작년 기준으로 상주인원이 70명, KT 김해 글로벌 데이터센터는 30여명이다. 이마저도 자동화, 원격화로 상주인력은 갈수록 감소 중이다. 외국계 글로벌기업이 우리나라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고 고용창출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기껏 정규직 10여 명에, 계약직 10~20여 명이다. 연관 산업과 시너지도 없다. 외국IT기업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온다고 주변산업 살아날게 뭐 있나. 그들은 그 안에서 자신들의 데이터를 관리할 뿐이다.
일본은 지진, 중국은 황사와 정치적 변수 등으로 글로벌IT기업들의 아시아지역 데이터센터 선택지는 지극히 한정적이다. 한국이 최적지다. 가만 둬도 스스로 짓겠다고 나서야 할 판이다. 그것이 무슨 대단한 치적이라고 유치 못해 안달인가.
현재 우리나라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거나 관심을 가진 글로벌 업체는 MS, IBM, 아마존, 오라클 등이다. 제발 지자체와 정부관계자들, 줏대 없이 자존심도 없이 그들에게 우리 소중한 자산을 바치면서까지 구걸하지 말라. 그들이 우리 땅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태양광 발전소 몇 개를 지어주는 조건을 요구하라.
임윤규 IT정보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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