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의 본질은 인간 무의식의 반영
마케팅에 접목시키위해 기업들 활용도 커져
'무의식 인터페이스'도 인간 중심으로 개발돼야
마케팅에 접목시키위해 기업들 활용도 커져
'무의식 인터페이스'도 인간 중심으로 개발돼야
![[시론] `무의식 빅데이터` 활용하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1503/2015030502102351607002[1].jpg "[시론] `무의식 빅데이터` 활용하려면")
무의식은 인간 정신의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는 인간 무의식의 반영이다. 빅데이터 속에는 인간군상의 욕망이 잠재되어 있다. 사람들의 말과 글, 생각과 욕구가 어우러져 다른 맥락적 요소들과 함께 녹아내려 있는 무의식의 덩어리가 빅데이터이다. 마음은 빙산처럼 전체의 7분의 1만 수면 위에 떠 있다. 무의식이 살아 있는 생생한 데이터로 거듭날 때 사물과의 진정한 물아일체 '무의식 인터페이스'도 실현될 수 있다. 미래에는 행동의 근원인 무의식을 빅데이터를 통해 찾아내 인간의 욕구,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
빅데이터로 사람의 욕망을 읽어내고자 하는 노력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기업들은 마케팅에 접목시키기 위한 시도로 오피니언 마이닝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웹이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표출한 의견과 감정을 추출, 분류, 이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을 추적하고 오피니언으로서 형상화하는 것이다. 오피니언 마이닝과 더불어 인간 내면의 깊은 심리를 파악하는 마인드 마이닝이나 신경망 기법 역시 인간의 무의식을 발굴하려고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방법론을 넘어 무의식에 더 심층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무의식 지도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무의식 지도방법(Unconscious Mapping Method)은 말 그대로 인간의 무의식을 탐구하는 연구영역이다. 무의식의 근원인 리비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원초적 에너지나 충동을 연구하여 인간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하려는 것이다. 인간의 욕구는 단지 5%만 겉으로 드러나고 95%는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경험은 바로 무의식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무의식의 해석을 통해 삶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창조적 영감을 받거나, 자신에 대해 더 알길 원한다. 신비의 영역에 있던 무의식이 실질적, 비즈니스적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적 데이터로의 가공과 분석이 필요하다. 방법론적으로 더 나은 무의식 발견 방법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문제는 무의식을 어떤 방법으로 측정하고, 수집하며 분석할 것인가에 관한 접근법이다. 현재까지 널리 쓰이는 방법으로는 무의식 테스트라는 기법이 있는데, '프로이트의 카우치' 등 여타의 심리 테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직 초기 단계인 무의식 지도방법은 현재까지 구체화된 방법론으로는 논의가 턱없이 부족하다. 학문적으로의 연구도 거의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자칫하다 이 방법론이 오용되면 점쟁이나 사이비 교주에게 좋은 구실을 제공할 수도 있고 정보기관에 의한 데이터조작의 좋은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배명훈의 장편소설 '은닉 (2012년)'에서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무의식중에 남긴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일개 정보분석가가 빅브라더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준다. 주인공 조은수는 데이터만 있으면 모든 것을 다 파악할 수 있다는 빅데이터 만능주의를 신봉하는 정보분석가이다. 그는 '디코이(decoy)'를 통해 거짓 정보를 넣어서 잘못된 분석 결과를 유도하거나 무의식을 통제 조작할 수 있다.
인간의 무의식이 확실한 영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무의식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가장 최적의 그리고 자연스러운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 방법론은 인간과 그 인간이 속해 있는 맥락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추가적인 행동이나 적응을 하지 않고서도, 자연스레 무의식 데이터가 추출되고 기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상적 행위를 활용할수록, 사용자의 무의식에 더 가까이 닿을 수 있을 것이다. 무의식이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데이터로 거듭났을 때, 사물과의 진정한 물아일체 '무의식 인터페이스'가 실현될 수 있다. 무의식 인터페이스 환경에서는 영화 <인셉션>이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인간의 행위를 미리 예측하고 범죄나 교통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고 현실을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할 수 있다. 기술적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발현될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무의식 인터페이스가 인간 중심의 방향으로 개발되고, 인간의 이성적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