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창업중심 패러다임 전환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3/20150305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창업중심 패러다임 전환 시급하다")
필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청년들이 눈높이가 높아 중소기업을 기피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인력부족은 구인노력 대비 미충원인원 기준으로 보면 10만 명 정도, 그것도 상당부분은 단순 생산인력이고 현재 넘쳐나고 있는 대졸 이상의 인력에 대한 부족은 5만 명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공식 실업자는 99만 명, 이중 15∼29세 청년실업자는 40만 명인데, 여기에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구직단념자 49만 명, 취업준비자 56만 명만 더해도 실질실업자는 200만 명을 훌쩍 넘어간다. 고학력화로 한껏 높아진 청년들의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어렵지만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간다고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갈수록 늘어나는 퇴직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도 중차대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밖에 없다.
창업을 이야기하면 당장 나오는 반론은 실패가 뻔한데 무책임한 소리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미 자영업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과당경쟁 상태에 있고, 실패하면 재기할 기회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창업은 실패의 나락으로 빠지는 지름길이고 따라서 도시락을 싸들고 말려야 할 일로 간주된다.
그렇다면 창업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일자리가 생기는가? 누군가가 창업을 하지 않으면 취업을 할 수 있는 일자리도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면 창업은 더 이상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과제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문제는 창업을 할거냐 말거냐가 아니라 할 수 밖에 없는 창업을 어떻게 제대로 할 거냐이다. 우리나라 창업의 문제점은 준비 안된 창업, 생계형 창업, 나홀로 창업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 결과 당연히 대부분 실패하거나 영세기업에 머무르는 수준의 창업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창업을 제대로 된 창업으로 바꾸려면 준비된 창업, 기술형 창업, 힘모아 창업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모든 교육기관에서 창업교육이 일상화되고 취업기간은 창업훈련의 과정이 되고 연구개발은 창업으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경제사회교육시스템의 전면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제대로 된 창업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고 무작정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이나 베이비부머들이 너무 많고, 중소기업 취업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가지 못하는 루저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연구개발은 아무도 읽지 않는 교수들의 논문 생산도구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우선 의미부터 애매모호한 창조경제와 미래창조과학부를 창업경제와 창업총괄지원부로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초중등대학교에서 창업교육을 영어 이상으로 중시하고 교수나 연구자의 평가기준에서 창업기여도를 최우선하는 방식으로 바꾸어가면 어떨까? 기업채용기준도 스펙보다 창업경험이나 창업마인드를 최우선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그 결과 사교육도 영어나 스펙보다는 창업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그리하여 창업하면 실패가 아닌 대박이 연상되고 실패해도 패자부활이 용이하게 이루어져 마음껏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창업국가를 만들어가면 어떨까? 우리의 현실에서 도저히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이런 꿈을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일본형 대불황'의 터널 입구에 들어서고 있다고 하는 우리나라 경제의 진로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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