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 "소비자에 우호적 변화 바람직"
"외부 해킹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보안 기술의 발달이 고려되고 피해 소송의 자료 및 기술 분석이 정교해지면서 점점 서비스제공자의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거대 기업과 개인 간 법적 구제능력의 균형과 정보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도록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변화입니다."
IT전문 로펌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법무법인 민후(民厚) 김경환 대표변호사(사진)는 "해킹에 대해 기업들도 피해자라는 주장이 그동안 일정 부분 받아들여진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보안 기술과 방법이 발달하고 있고 정보유출 피해가 커지면서 책임 판단도 소비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법원이 2008년 발생한 옥션 개인정보유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옥션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은 7년 전 상황에 의거한 것"이라며, "보안 기술이나 사회적 공감대 측면에서 7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고 지금은 기업이 보안 투자를 충분히 했는지, 규정은 준수했는지 매우 까다롭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보안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사고 후 발생하는 비용에 비하면 보안투자 부담은 정말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2014년 5월 법인 형태로 새롭게 출발한 민후는 IT 전문 변호사와 변리사 11명이 포진해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대표 IT 전문 로펌이다. 최근에는 연수원 우수성적 변호사들이 치열한 입사 경쟁을 치렀다. '로펌업계 구글'이란 평가를 입증한 셈이다. 민후는 구성원들에게 연속 4주 이상 휴가와 별도 안식 휴가를 통해 충분한 충전 시간을 주고 워크숍과 세미나를 수시로 개최해 능력 배양을 돕는 걸로 유명하다. 최신 보안기술을 좇으려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 스스로도 전자공학(서울대 학부)과 전기공학(대학원)를 전공하고 변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민후는 네이트·싸이월드 해킹 피해자 소송에서 2013년 2월 1차 승소했다. 관련 다른 소송에서는 대부분 피해자가 패소했다. 민후가 맡은 소송은 이달 중 2심 판결이 난다. 김 변호사는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터넷 화면 캡쳐 소프트웨어 '오픈캡쳐'의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채무부존재 소송에서 승리로 이끈 것은 IT전문 로펌으로서 명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피해에 대한 구제를 법과 상식에 기반해야 하는 것처럼, 저작권 주장도 합리와 상식에 기반해야 합니다. 최근 국내에도 '저작권 괴물'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 기업들을 보호할 수 있는 'SW유저얼라이언스'를 구축해 대항할 계획입니다. 벌써 기업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dt.co.kr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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